4억 1305만 시간 누적 시청…‘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이어 넷플릭스 TV(비명어) 역대 시청시간 6위
― '더 글로리'에 많은 사랑을 보여준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인사 및 소감.
"감사의 인사는 죽을 때까지 해도 모자랄 것 같습니다. 해서, 이 지면을 빌어 짧고 굵게 해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전 세계 시청자 여러분~ 저 지금 너무 신나요!"
― '더 글로리' 파트 1과 파트 2의 공개 사이 어떻게 지냈는지.
"드라마 작가의 숙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OTT가 아닌 다른 채널에서 방송하면 본방송이 끝나고 시청률이 나오는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약 8시간 정도의 지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OTT니까 그냥 즐기면 되겠다 했었는데, 웬걸요. 파트 1과 파트 2 사이에 100일도 넘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어요(웃음). 드라마 작가의 숙명인 듯 합니다."
― 김은숙 작가가 직접 꼽은 명대사와 명장면이 있다면.
"대사를 뽑으면 한도 끝도 없어서 신으로 뽑아 봤습니다. 먼저 경찰서 장면의 '들어야죠. 18년이나 지났지만'. 이유는 경찰 분과 동은이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다 알고 보면서도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어린 동은이와 빌라 주인 할머니의 과거 신 '봄에 죽자, 봄에'. 손숙 선생님께서 대사를 뱉자마자 어린 동은이와 같은 타이밍으로 오열했어요. 세 번째로는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 '사랑해요'. 이유는 동은이를 핑계로 살고 싶은 여정과 여정이를 핑계로 살고 싶은 동은이의 '사랑해요'는 '살고 싶어서'의 다른 표현이었거든요. 네 번째는 소희가 빙의되는 굿판. 모든 상황이 좋았어요. 벌전을 내리는 소희의 존재를 기댈 대사 한 줄도 없이 그대로 느끼는 동은이의 연기가 압권이었어요. 다섯 번째는 여정과 도영의 바둑 신. 여정이 얘기하는 피해자들의 '원점'이 좋았습니다. 그 대사가 '더 글로리'의 주제이기도 하고, 여정이의 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는데 이도현 씨는 숨소리까지 너무나 완벽하게 전달해 주셨어요. 마지막으로 연진과 신 서장의 장례장 신. '됐고요! 수습하실 거죠!' 하는 연진이의 연기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 동은과 여정의 현재와 미래, 이들은 행복할 수 있을지.
"여정과 동은의 행보는 결국 복수와 파멸이 맞습니다. 복수의 과정에서 이미 그들도 가해자가 되고 그래서 그렇게 또 다른 지옥인 교도소를 향해 가는 것 말고는 살아갈 방법을 모르는 두 사람인 거죠. 하지만 여정과 동은은, 둘이 함께니까 천국을 향해가듯 지옥을 향해 갑니다. 참으로 미친 사랑입니다."
―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성인 연기자분들께는 그동안 영상을 통해, 사석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는 그외 연기자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동은오적'을 연기해준 아역 연기자 분들, 예솔이부터 손숙 선생님까지, 그리고 극에 동참해주신 모든 엄마들, 그리고 정말 단 한 장면도 빌 곳 없이 꽉꽉 채워주신 그외 모든 연기자 분들께 진심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 김은숙 작가가 직접 꼽은 관전 포인트는.
"아껴 보셔도 되고 한꺼번에 보셔도 되고, 것도 아니면 아주 먼 후일에 보셔도 됩니다. 하지만 마지막 회까지 꼭 보아주셔요. 그래서 피해자 분들의 '원점'을 꼭 응원해 주세요."
― 동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하는 동은아. 많이 아팠을 거야. 많이 울었을 거야. 더 많이 죽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도 뚜벅뚜벅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마워. 힘들었겠지만 네가 걸어온 그 모든 길이 누군가에겐 '지도'가 됐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어느 봄에는 꼭… 활짝 피어나길 바라, 동은아."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