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투구 수와 구속 늘려가…장세홍 코치 “재활 과정 순항 중”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류현진을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렸다가 60일짜리로 이동한 바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위치한 토론토 훈련장에서 재활 훈련 중인 류현진은 단계별 투구 훈련(ITP)에 따라 캐치볼 거리를 점차 늘린 후 불펜 피칭 단계로 접어들었다. 불펜 피칭을 통해 몸 상태, 투구 수, 구속 등이 안정되면 라이브 피칭과 재활 등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지난 3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에 따라 철저하고 치밀하게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투구 수와 구속을 늘려갈 것이다.
류현진 옆에서 재활을 돕고 있는 장세홍 트레이닝 코치는 “류현진의 재활 과정이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불펜 피칭을 마친 후 이틀씩 던지는 캐치볼 훈련에 집중했다. 초기 불펜 단계라 불펜 피칭만 하면 공을 던지는 횟수가 많지 않아 중간에 이틀 연속 캐치볼을 소화했고 이후 이틀 롱토스, 플랫그라운드로 이어진 다음 오늘 캐치볼했고, 내일 두 번째 불펜 피칭 일정이다. 최근 류현진 선수의 컨디션이 아주 좋다. 캐치볼 내용도 흠잡을 데가 없어 선수도 만족하고 있다.”
현재 류현진은 구단으로부터 2주마다 훈련 프로그램을 받는다. 불펜 피칭 후 수술 부위와 다른 쪽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치 체크한 다음 훈련을 진행하고, 다시 2주 후 다음 프로그램을 받는 일정이다. 장세홍 코치는 “아마 5, 6월까진 계속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몸 상태를 체크하는 일들이 반복될 것 같다”고 설명한다.
“류현진 선수가 20대도 아니고 30대 중반에 수술을 받은 터라 무리하게 일정을 끌어 올리기 보단 천천히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일정을 앞당기면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기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편이다. 수술한 부위의 인대가 처음엔 ‘아기’에서 ‘청소년기’로 넘어섰다면 이후 ‘성인’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너무 부담을 주면 인대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코치는 팔꿈치재건수술을 한 류현진이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건강하게 몸을 만는 데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흐름대로 진행됐을 경우 류현진의 복귀는 언제쯤 가능한 것일까. 장 코치는 복귀 일정은 구단에서 정하는 것이고, 자신은 선수가 건강한 몸으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며 다음과 같은 설명을 곁들였다.
“현재 이곳 플로리다 더니든에 토론토 루키 팀부터 싱글A 팀이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과 라이브BP는 플로리다에서 마무리짓고 한두 경기 실전 경기를 치른 다음 토론토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에서 선수단 합류 후 리햅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재활 등판은 트리플 A 팀이 있는 버팔로에서 행해질 예정이다. 토론토에서 버팔로까지 차로 1시가 30분 정도의 거리라 재활 등판 때만 버팔로에서 경기를 하고 이후 토론토로 이동하는 스케줄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1월부터 플로리다에서 재활 훈련을 시작했던 류현진으로선 다소 길고 지루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쯤 되면 다소 지칠 법도 한데 류현진의 복귀 의지는 더 강하게 불타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장 코치는 “아직 싸움은 시작도 안 했다”고 말한다.
“지금 선수의 컨디션이 정말 좋지만 상당히 어렵고 긴 싸움을 해야 한다. 진짜 싸움은 불펜 피칭 들어간 이후부터다. 아마 내일 두 번째 불펜 피칭 후의 몸 상태가 관건이 될 것이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좀 더 치고 나가면서 훈련을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오는 8월이 되면 메이저리그 팀들 마다 포스트시즌 진출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다. 류현진은 이미 인터뷰를 통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하고 싶다고 밝혔다. 팀의 포스트시즌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은 절박함 때문이다.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 이후 통증 없이 공을 던질 수 있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오랜 시간 동안 통증을 참고 던졌고, 그 끝이 수술이었지만 수술 후 복귀를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며 몸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지금은 FA보다 복귀에만 신경쓰겠지만 건강한 몸과 팔로 공을 던질 수 있다면 류현진으로선 내년 시즌을 더 기대할 수도 있다. 30대 중반에 단행한 팔꿈치인대재건수술이 류현진의 야구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 결과가 궁금할 따름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