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사퇴 고민했으나 남기로 결정”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진 명단을 발표했다.
앞서 이사진 전원이 사퇴를 결정한 대한축구협회다. 지난 3월 A매치 기간 승부조작범을 포함한 축구인 100인의 사면을 발표하면서다. 갑작스런 사면 발표에 반발이 일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회 인원 전원이 사퇴의 뜻을 밝혔다.
약 1개월이 지난 시점, 대한축구협회는 상근 부회장 제도 등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함께 이사회를 재구성했다. 초대 상근 부회장으로는 김정배 전 문체부 차관이 낙점을 받았다. 정 회장은 "상근 부회장이 실무 행정을 총괄 지휘하는 형태로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25명 중 7명은 지난 사퇴 사태에도 재신임을 받았다. 최영일, 이석재 부회장, 정해성, 마이클 뮐러, 이임생, 서동원 분과위원장, 조연상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정 회장은 유임된 인원에 대해 "일부 분과위원장은 임명 두 달만에 사퇴를 했다. 역량을 펼칠 기회가 없었다. 또 몇몇 부회장은 업무 연속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새 얼굴도 눈에 띈다. 부회장에 한준희 해설위원, 장외룡 전 감독, 하석주 감독, 원영신 전 여성체육학회장 등이 부름을 받았다. 분과위원장에는 이윤남 윤리위원장, 소진 공정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이 합류했다. 이사로는 강명원 전 FC 서울 단장, 박재순 쿠첸 대표이사, 조덕제 FC 목포 감독, 신연호 고려대 감독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현역 선수인 이근호(대구 FC), 지소연(수원 FC) 등도 합류해 눈길을 끈다. 이근호와 지소연은 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 각각 남녀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풍파를 겪은 정몽규 회장은 자신 또한 사퇴를 고민했음을 밝혔다. 그는 "이사진 전원이 사퇴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책임이 큰 저도 사퇴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임기(1년 8개월)가 남은 상황에서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난 사면 논란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면은 취지가 어떻든 옳지 못한 결정"이라며 "저를 비롯한 이사회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드려 사과드린다. 비판과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