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만에 PHEIC 선포 해제, 위기평가회의 ‘심각’에서 ‘경계’로 1단계 조정 논의…실내마스크·확진자 격리 의무 등 조정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4월 6일 “WHO 긴급위원회 결과 및 국내외 유행현황, 국내 방역·의료대응 역량, 주요국 정책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전문가 자문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국내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조정 방안을 신속히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 청장은 “WHO가 공중보건위기상황을 해제하더라도 새로운 변이 발생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확진자, 사망자 등 통계와 예방접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변이주 및 유전체 정보 국제 공유를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온 나라다. 향후에도 이러한 고품질 데이터를 전 세계와 공유하고 코로나19 후유증 연구, 하수역학 등 공중보건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WHO는 지난 5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날 개최된 제15차 WHO ‘COVID-19 긴급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수용한 것이다. 이로써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1월 30일 선포 이후 3년 4개월 만에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이 공식적으로 종료된 것이다.
다만 WHO는 위기상황 해제 이후에도 유효한 상시 권고안을 마련해 제안하고, 회원국은 권고안에 따라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WHO는 해제 선언과 함께 회원국에 대해 △대응역량 △예방접종 프로그램 △감시체계 △의료대응 수단 △위기소통 △해외여행 조치 △연구개발의 7개 분야에 대한 임시 권고안을 제시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29일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WHO와 주요국의 비상사태 해제 상황을 감안해 위기평가회의를 개최, 위기단계 하향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WHO가 비상사태를 해제한 만큼 다음주 중 위기평가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위기평가회의에서는 국내 방역 상황을 함께 고려해 현재 ‘심각’인 국내 코로나19 위기단계를 ‘경계’로 낮추는 1단계 조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남아있는 방역조치인 일부 시설 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등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임시선별검사소는 문을 닫게 되고, 코로나19 지정병상도 상시병상으로 축소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