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 외교’ 재개에 기시다 “윤 대통령 자주 만나 신뢰관계 심화시킬 것”
이날 윤 대통령은 회담 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히며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있는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기시다 총리가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도 "한국 국내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에 3자 정상회담 등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과거사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지난 3월 6일 발표된 (강제징용 해법 관련)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감동했다"며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지난 1998년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앞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이 됐던 일본의 과거사 인식 및 사과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전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강제노역 해법에 대한 정부의 기존 방침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발표한 해법은 19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더불어 양국 정상은 윤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 평화 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으로 조명된 '셔틀 외교' 재개에 대해서 윤 대통령은 "정상간 셔틀 외교가 본격화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데 다시 한 번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3월에 큰 한 걸음을 내디딘 한일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본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했다"며 "윤 대통령과 자주 만나 신뢰관계를 심화시키면서 한일관계 강화의 기운을 확실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