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1타수 무안타 4삼진…FA 오타니, 다저스 합류로 커쇼와 한솥밥 먹을 수도
그런 오타니가 아직 한 번도 공략하지 못한 투수가 있다. LA 다저스의 왼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다. 오타니는 커쇼를 상대로 통산 11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3타수 무안타, 2021년 2타수 무안타 1삼진, 지난해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 첫 만남이던 6월 21일 다저스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물러났다. 전날까지 1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던 오타니가 커쇼를 만나자 볼넷조차 고르지 못하고 출루에 실패했다. 커쇼조차 "왜 오타니가 나에게 약한지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하면서 "마지막 타석에선 외야로 좋은 타구가 나왔는데, 야수에게 잡혔다. 내게는 행운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오타니가 유일한 '천적' 커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커쇼와 동료가 되는 것이다. 이 가정은 곧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MLB 사상 최초로 총액 5억 달러(약 6468억 원)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자본력이 막대한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 수 있는 팀 중 하나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최근 MLB 선수 96명을 대상으로 오타니의 내년 소속팀을 전망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는데, 과반이 넘는 55명이 다저스를 지목했다. 에인절스 잔류를 예상한 선수는 11명뿐이다.
커쇼는 다저스를 넘어 MLB를 대표하는 '리빙 레전드' 중 한 명이다. 다저스 한 팀에서만 뛰면서 내셔널리그(NL) MVP 1회, 평균자책점왕 5회, 다승왕 3회, 탈삼진왕 3회를 수상했다.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도 세 번이나 받았다. 그런 커쇼와 오타니가 같은 팀에서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건 다저스 팬들에게 꿈 같은 장면이다. 오타니가 LA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점도 그 기대감에 힘을 싣는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