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돌발 대국민사과 ‘지상파 NO생방’ 꼼수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TV토론회와 시간 겹쳐

▲ 24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친인척·측근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서울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지켜보는 모습.이종현 기자 [e-mail]

7월 24일 오후 2시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측근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기자들의 질문은 일체 받지 않았으며 ‘대통령 대국민 사과’로는 이례적으로 지상파 생방송을 하지 않았다.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본래 오후 일정이 있어 비서진과 경호팀은 이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작스럽게 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결심해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급하게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급하게 준비되는 바람에 생방송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생방송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정식으로 이뤄진 기자회견인 만큼 생방송을 하지 못했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이 전 의원의 검찰 기소가 이뤄진 뒤로 예상돼 왔다. 26일을 전후해 대국민 사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24일 오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후 두 시에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이라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시점도 기자회견 20여 분을 앞둔 시각이었다. 결국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물론 대통령 비서진도 대국민 사과가 임박해서야 이를 알게 된 것이다.

한편 24일 오후 2시부터 지상파 방송3사는 이 대통령 대국민 사과가 아닌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방송3사 합동 TV토론회를 생방송했다. 그러다 보니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속보로 자막처리돼 방송을 탔을 뿐이다.

정치권에선 왜 이 대통령이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하며 급하게 대국민 사과를 결심해 생방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는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게다가 왜 하필이면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TV토론회가 생방송되는 시점이었는지를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민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