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선택 시 한화 지명 유력…문동주-김서현-장현석-외국인 투수 ‘전원 150km/h’ 선발라인 가능
올해도 한화는 최고 구속 156km/h를 기록한 마산 용마고 장현석한테 관심을 쏟고 있다. 장충고의 좌완 황준서도 전체 1순위 후보로 손꼽히고 있지만 구속 면에서 황준서보다 장현석에게 더 눈길이 가는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2023 KBO 드래프트는 서울고 심준석의 거취를 놓고 드래프트 신청 마감 전까지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결국 심준석은 드래프트 신청 대신 미국으로 방향을 돌렸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현재 루키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2024 KBO 드래프트도 장현석의 행보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장현석은 아직 자신의 거취에 대해 속시원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장현석은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거취 관련 질문을 받는다. 최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고 “아직까지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한국에 남을지, 미국으로 방향을 잡을지 지금으로선 반반”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프로야구계가 장현석의 선택에 집중하는 건 그의 행보에 따라 10개 팀의 드래프트 운명이 갈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2022년에 심준석이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면 한화는 김서현 대신 심준석을 선택했을지 모른다. 즉 1순위 후보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후순위 팀들의 드래프트 전략이 변할 수밖에 없다.
만약 장현석이 KBO 드래프트에 참가한다면 한화는 장현석 지명이 유력하다. 전체 2순위인 두산은 장충고 황준서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현석이 미국행을 선택한다면 드래프트 예상 시나리오가 흔들린다. 장현석이 떠난다면 전체 1순위 한화는 황준서를 지명할 확률이 높다.
한화가 김서현의 선발 전환에 성공하고, 장현석까지 영입한다면 마운드에 장밋빛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 포함 패스트볼 평균 구속150km/h를 기록하는 5명의 선발진(문동주 김서현 장현석)을 구축할 수 있다. 더욱이 장현석은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는다. 장현석은 대표팀에서 한화 문동주를 만난다. 1년 유급한 장현석은 문동주와 한 살 차이로 대표팀에서 먼저 친분을 쌓을 수 있다.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눈부신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장현석은 마산 용마고가 8강에 진출한 터라 대회가 끝날 때까진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자신의 거취 문제는 그 이후에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장현석의 투구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윤희상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단순히 한화만 위해서가 아닌 KBO리그를 위해서 장현석의 잔류를 희망했다.
“일본 프로야구를 보면 1, 2, 3선발 투수가 모두 일본 선수들이고, 외국인 투수들은 4, 5선발로 활약한다. 반면 KBO리그는 1, 2선발이 외국인 투수들이다. 만약 장현석이 한국에 남아 한화의 지명을 받는다면 문동주, 김서현, 장현석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에다 나중에 류현진까지 가세할 경우 1선발부터 국내 투수들로 구성될 수 있다. 오히려 외국인 투수가 뒤로 밀려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그림을 보고 싶다. KBO리그에서도 이런 선발 로테이션이 가능하다는 걸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시나리오 아닌가.”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신청 마감은 8월 15일 오후 6시까지고 신인 드래프트 행사는 9월 14일 열린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