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대한 지원한 전 소속사에 계약 해지 소송→안성일 소속사로 이적…해명에도 여전히 등돌린 대중
앞서 안성일 대표의 논란이 하나씩 불거질수록 세트처럼 언급돼 왔던 손승연은 그간 침묵을 지키다가 결국 지난 7월 25일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냈다. 실제 전 소속사의 계약상 의무 태만으로 인한 계약 해지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자신의 일은 같지 않고, 안성일 대표의 개입 역시 없었다는 반박이었다. 그러나 계약 기간 동안 전 소속사가 손승연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며 활동을 지원한 점과 손승연의 일부 사적인 감정으로 소송에 이르게 된 것이란 사실이 지적되면서 그의 공식입장은 도리어 공분한 대중들에게 기름만 붓는 꼴이 됐다.
손승연은 포츈엔터테인먼트와 2013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유지되는 전속계약을 체결한 뒤 2016년 10월 전속계약해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 손승연이 주장한 계약 해지 이유로는 △신보 독집음반 제작의무 미이행 △연예활동 지원 미흡 △정산의무 불이행 △뮤지컬 출연 지원 거절 등이 있었다.
당시 가처분 재판부는 손승연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포츈이 연 평균 3장 이상의 싱글을 제작한 점, 연예활동 지원에 있어서도 미흡한 부분이 없는 점, 손승연이 정산자료 미제공을 주장하면서도 3년 간 해당 자료를 받으며 단 한 차례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재판 과정에서 제출된 정산 자료를 확인한 결과 손승연이 주장하는 수입액보다 오히려 포츈이 지급한 정산액이 좀 더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었다. 더욱이 뮤지컬 출연 역시 준비 기간이 턱없이 긴데 반해 개런티는 행사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수익을 중시해야 하는 소속사의 입장에선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점과 그럼에도 소속사가 손승연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포츈의 가처분 승소 이후에도 손승연은 포츈에 돌아가지 않았고 서로 간 손해배상청구 소송, 연예활동 방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각각 제기했다가 결국 2018년 4월 계약을 완전히 해지했다. 이후 손승연은 '투애니포스트릿'과 새 전속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회사의 대표가 안성일 현 더기버스 대표였다는 점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손승연의 소송전이 겹쳐지기 시작했다. 손승연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소속 가수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해 왔던 소속사에 '뒤통수'를 쳤다는 지적을 받았던 피프티 피프티 사태의 배후 인물로 안 대표가 지목됐던 만큼, 손승연의 소송 뒤에도 그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혹이 일었던 것이다. 안 대표와 손승연의 인연은 그가 손승연의 리메이크곡 '첫눈이 온다구요'의 편곡을 맡으면서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이 뒤늦게 불거지자 손승연의 현재 소속사인 더기버스는 7월 25일 공식입장문을 내고 손승연과 포츈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게 이뤄진 것임을 강조했다. 포츈이 수개월간 정산금과 정산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아티스트에 대해 제대로 된 지원을 하지 않는 등의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전속계약 해지가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식 입장에 포츈 측이 직접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손승연과 더기버스에 대한 비판의 기류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포츈 측은 전속계약해지 가처분 소송에서 손승연이 패소한 뒤 그의 거취에 따라 소송기간 중 발생한 정산 보류금이 정산금이 될지 합의금이 될지 성격이 정해지니 정확한 거취를 정해달라고 했으나, 손승연이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정산금만 달라고 독촉했다고 밝혔다. 계약이 계속 유지되는 동안 손승연이 거취를 정하지 않는다면 포츈은 계속해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런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 정산보류금은 결국 손해배상금으로 결론났고 이후 합의로 소송이 끝난 것을 손승연이 포츈의 정산 미지급으로 바꿔 주장하고 있다는 게 포츈 측의 반박이었다.
아티스트 지원 미흡의 근거 가운데 하나였던 손승연의 성대 결절에 대해서도 포츈 측은 오히려 손승연이 뮤지컬 출연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성대 결절이 악화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대로 소속사는 수익 등 경제적인 문제와 더불어 손승연의 건강을 우려해 뮤지컬에 출연하지 말 것을 권유했으나 이를 도리어 "뮤지컬 출연을 지원해주지 않았고 방해했다"고 계약 해지 사유로 들었다는 것.
대중들 사이에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손승연과 안성일 대표와의 관계는 2017년 4월부터 진행된 포츈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당시 안 대표 회사 소속 매니저가 증인으로 출석한 사실이 밝혀지며 새 국면을 맞았다. 당시 해당 매니저는 자신과 손승연이 관련이 없다고 증언했는데, 이후 포츈 관계자가 안 대표 회사의 전 직원에게 사실 확인을 한 결과 해당 매니저들이 손승연의 스케줄 매니지먼트를 도와준 것이 확인됐었다는 것이다. 아직 계약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손승연은 이미 안 대표 측과 접촉을 해 왔다는 게 된다.
이처럼 소속사가 신인에 대해 최대한 배려하고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부당한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그 과정에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가 거론된 것이 피프티 피프티 사태와 겹쳐 보인다는 게 대중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더기버스 측은 "(손승연과 포츈의 소송에) 당사 안성일 대표의 어떤 개입도 없었으며 현재 피프티 피프티의 상황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고, 손승연 역시 안 대표에 대해 "1차 가처분이 끝나고 난 다음 제게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이어졌는데 그 중에 한 분"에 불과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반박과 그 소명자료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 포츈과 달리 손승연 측은 다소 애매한 주장과 '기승전 강력한 법적 대응'만을 강조하며 의혹에 도리어 기름을 붓고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안성일 대표는 허위 학력·경력 기재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에 더기버스 측은 논란 제기 하루 만인 7월 25일 "안성일 대표의 학력, 이력 관련된 내용에 대해 오기재돼 있는 잘못된 부분들이 확인됐고 이와 관련해서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한 점 송구스럽고 정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