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좌초된 상태로 방치…갑판 녹슬고 식물 자라 색다른 풍경
140명을 태울 수 있는 이 유람선은 1970년대 독일에서 건조된 ‘MS 월드 디스커버리’호다. 길이 87m의 거대한 크기로 20년 넘게 이 상태로 좌초되어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녹이 슬었다는 점과 갑판 곳곳에 푸른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기존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흉물이긴 하지만 워낙 독특한 풍경인 까닭에 오늘날 지역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명소가 됐다. 심지어 난파선을 방문하기 위한 일일 투어 상품도 있으며, 난파선을 감상할 수 있는 인근 수상 방갈로도 인기다. 또한 여행객들은 난파선 주변에서 스노클링을 하거나 섬에서 피크닉을 하면서 난파선의 모습을 감상하기도 한다.
다만 난파선 안을 탐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한 관광객은 방갈로에서 바라보는 배의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장관이다”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1974년 덴마크 회사 ‘BEWA 크루즈’가 사들인 이 유람선에는 전망대, 도서관, 수영장이 있는 선데크와 작은 피트니스 센터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주로 남극 지역을 항해하기 위해 제작됐지만 때로는 보다 따뜻한 지역을 오가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건 2000년 4월 30일이었다. 솔로몬 제도의 샌드플라이 해협을 통과하던 중 암초에 부딪혀 서서히 침몰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승객들은 모두 구명보트를 타고 안전하게 구조됐고, 선장은 어떻게든 유람선을 해안가까지 끌고 가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그리고 마침내 응겔라 술레 섬 해안의 로데릭만까지 몰고 가 정박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배가 완전히 침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출처 ‘데일리메일’.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