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연예계 톱스타들의 주된 트렌드는 ‘신비주의’였다. 사생활 관련 노출을 최소화하고 연예계 활동 빈도까지 낮추면서 대중과의 거리를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신비주의’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톱스타들은 사진들의 이미지를 신비스러운 영역으로 끌어 올리면서 상당한 CF 수입을 올렸다.
그렇지만 신비주의 스타들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생활 관련 사안이 철저히 비공개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엉뚱한 루머로 발전된 것. 심은하 이영애 전지현 송혜교 등 대표적인 신비주의 스타들은 하나같이 오랜 기간 루머로 시름해야 했다. 그렇지만 각종 루머에 대해서도 신비주의 스타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무대응이었다.
200년대 후반부터 신비주의 스타들이 하나 둘 신비주의를 탈피하며 대중 가까이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이영애만큼은 최근까지도 신비주의 스타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런데 이영애가 최근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악성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이미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이영애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40대 남성 박 아무개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2일 이영애의 변호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이영애를 둘러싼 악성 루머를 퍼뜨리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에 대해 고소 등 강경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악성 루머에 대한 이영애의 강경대응 방침은 곧 그가 ‘신비주의 스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사실 이영애 관련 악성 루머 대부분은 신비주의의 후유증이었다. 이영애는 <대장금>에 출연할 때까지 2000년대 초반 몇 년 동안 연예계 활동을 멈추고 휴식기를 가진 바 있다. 이영애를 둘러싼 대부분의 악성 루머는 당시 생겨난 것으로 ‘이영애가 요즘 뭐 하고 지내나?’라는 대중의 궁금증이 엉뚱한 루머로 연결됐던 것이다.
최근 불거진 이영애의 남편을 둘러싼 악성 루머 역시 남편에 대한 대중의 관심에서 비롯됐다. 이영애가 비밀리에 해외에서 결혼식을 올린 직후 결혼 사실을 발표하면서 대중들의 남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그럼에도 이영애의 남편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이 대중에 알려지지 않으면서 엉뚱하게도 그 공백을 괜한 루머가 채운 것이다. 이영애가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만큼 그를 둘러싼 루머도 빠른 시일 내에 사그라질 전망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