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 피하고 주식 부자 되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 컴백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MC 강호동과 신동엽이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은경표 전 PD를 떠나 라이벌 관계인 SM과 전속계약을 맺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항간에선 검찰의 전일저축은행 대주주 은인표 씨 관련 의혹 재수사로 인해 강호동과 신동엽이 SM행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돌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일요신문>이 그 진실을 추적해봤다.
# 경쟁자로 만난 은 전 PD와 강호동·신동엽
잠정 은퇴를 선언한 뒤 쉬고 있는 강호동이 최근 새삼 화제가 된 것은 바로 검찰의 전일저축은행 재수사 때문이었다. 검찰은 전일저축은행 대주주 은인표 씨가 사기 혐의로 2008년 1월 구속돼 재판 및 수감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실세들에게 구명 로비를 했는지를 두고 재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2006년 은 씨가 자신의 사촌동생 은경표 전 PD 관련 회사에 200억 원의 대출을 해준 절차에도 비리가 있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당시 은 전 PD는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 톱스타들을 앞세워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검찰은 재수사가 시작되면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도 소환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강호동과 신동엽이 SM C&C(SM의 자회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연예계에선 이들이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은 전 PD와의 관계가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한다.
현재 은 전 PD는 외주제작사 싸이더스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 20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반지의 제왕>이 바로 은 전 PD가 싸이더스에서 외주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은 전 PD가 싸이더스에서 외주 프로그램 제작 관련 일을 시작하면서 연예계에선 신동엽과 강호동이 싸이더스로 소속사를 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팽배했다. 그렇지만 강호동과 신동엽은 싸이더스가 아닌 오히려 경쟁사 SM C&C를 새로운 소속사로 정했다.
SM은 SM C&C를 통해 본격적인 외주 제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미 SM C&C에선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제작하고 있으며 새로 영입한 강호동 신동엽 등을 활용해 예능 프로그램 외주제작도 시작할 예정이다.
싸이더스의 자회사 IHQ는 소속 스타를 바탕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영화와 드라마 외주제작을 해왔으며 이제 예능 프로그램 외주 제작까지 뛰어든 상황이다.
결국 가요계와 영화계를 대표하는 양대 대형 연예기획사가 예능 프로그램 외주 제작을 두고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은 전 PD는 싸이더스, 강호동과 신동엽은 SM C&C로 향하면서 이들의 관계도 라이벌로 재편됐다.
# 검찰 피해 SM에 숨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연예계에선 신동엽과 강호동이 검찰 재수사를 앞두고 은 전 PD와 확실히 선을 긋기 위해 SM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재수사가 시작될 경우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의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다고 이들이 범법 행위와 직접 연관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것은 아니다. 전일저축은행 대주주 은 씨 관련 수사 내용 가운데 하나인 사촌동생인 은 전 PD 관련 사안의 참고인으로 소환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과 신동엽은 소속사를 SM C&C로 결정하면서 은 전 PD와의 관계도 ‘과거 같은 회사에 함께 있었던 사이’에 불과함을 대외적으로 표명하게 됐다. 잘하면 검찰 소환까지 피할 수도 있는 구도가 형성된 것.
한 연예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지난 7월 <나는 꼼수다>에서 정치권 이슈를 무마시키기 위해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을 검찰이 소환할 것이라 밝히면서 시작됐다”면서 “확실히 조사할 게 있다면 당연히 출두해야겠지만 검찰이 정치적인 이유로 국민 MC 3인방을 소환하는 것이라면 힘 있는 연예기획사인 SM이 소환 조사를 막아낼 수도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 ‘주주 연예인’ 달콤한 유혹
▲ 유재석 |
연예관계자들은 강호동 신동엽과 유재석은 스톰이앤에프 소속 당시부터 차이점이 분명했다고 밝힌다. 신동엽과 강호동은 모두 스톰이앤에프 주주였던 데 반해 유재석은 소속 연예인일 뿐이었다고. 다시 말해 강호동과 신동엽은 이번에도 거대 기획사의 자회사인 SM C&C에 주주로 참여해 다시 한 번 주주이자 소속 연예인으로 활동하고자 한다는 것.
실제로 강호동과 신동엽이 SM C&C와 전속계약을 체결한다는 소식은 지난 17일 SM C&C가 유상증자를 하는데 제3자 배정 대상자가 강호동과 신동엽임을 공시하면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68만 9500주를 배당받았고 보호예수 기간은 1년이다. 스톰이앤에프와 갈라서면서 연예인 주식 부자 리스트에서 이름을 내린 강호동과 신동엽은 다시 한 번 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과거 스톰이앤에프와 달리 SM C&C는 탄탄한 SM의 자회사인 터라 이들의 보유 주식 역시 더 안정적인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SM C&C는 최근 KBS 전현무 아나운서의 영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거듭해서 회사를 확장하고 있다. 예상을 깨고 유재석까지 합류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강호동의 컴백과 강호동 신동엽의 SM 행으로 예능계의 새판 짜기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