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출신 승마 전공’ ‘재벌 3세 혼외자’ 모두 거짓말…3억 원대 사기 혐의로 징역 2년 3개월 선고받기도
전청조 씨의 사기 혐의 1심(인천지법 김진원 판사) 판결문에 따르면, 전 씨는 남자와 여자를 오가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2019년 4월 30일경 제주시에서 피해자 A 씨를 상대로 투자금을 요구했다. 전 씨는 남자 행세를 하며 A 씨에게 “내 처의 친오빠가 서울에서 물 관련 투자 사업을 한다. 300만 원을 투자하면 6개월 후에 수익을 내서 50억 원을 주겠다. 혹시 사업이 안 되면 원금을 포함해 500만 원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6월에는 피해자 B 씨에게 “나는 제주시 C 호텔에 있는 카지노 회장의 외손자이고 2019년 10월부터 카지노에 복귀할 예정이다. 복귀하면 너를 비서로 고용하겠다. 네가 법인에 근무하기 위해서는 신용등급을 올려야 하니 내가 신용등급을 올려주겠다. 이를 위하여 8000만 원을 달라”고 했다.
남자 행세만 한 것이 아니었다. 전 씨는 여자 행세를 하며 혼인을 빙자해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2019년 9월 17일경 전 씨는 D 씨에게 “우리 함께 살자. 나는 혼수를 해올 테니 너는 네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집을 구하자. 집을 구하는 데 필요하니 대출을 받아서 돈을 달라”고 했다. 이날 무렵부터 D 씨는 2주간 37회에 걸쳐 약 2300만 원을 송금했다.
2018년 4월 19일경 만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E 씨에게 “내가 말 관리사이고 손님의 안장을 훼손해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급히 필요하니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말했다. 당시 전 씨는 프리랜서 말 조련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돈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 E 씨는 당일 99만 원을 보냈고 이를 포함 약 5760만 원을 전 씨에게 건넸다.
한편 풍문에 따르면 전 씨가 미국 뉴욕 출신이 아닌 강화도 출신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강화의 한 여자중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쟤(전청조) 여잔데 이름도 안 바꾸고 남자 행세 하는 건가. 강화도에서 나고 자란 걸로 아는데 남현희 씨는 어쩌다가…도망치세요 얼른”이라면서 전 씨의 출신과 성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전 씨의 지인이라고 밝힌 F 씨는 여러 매체를 통해 “전 씨는 재벌 3세가 아니다. 전 씨 어머니가 강화도에서 홀로 노래방을 운영했고, 부유한 집이 아니었다”는 인터뷰를 했다. 그는 “동창들은 전 씨가 허언증이 심해 말을 믿지 않았다. 성인이 된 뒤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하고 미팅 있어서 만나러 간다’고 허풍을 떨기도 했다”고도 주장했다.
전 씨는 10월 23일 여성조선 인터뷰에서 “미국 뉴욕에서 승마를 전공했으며 다수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승마선수로 활약하다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은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쿠키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 씨는 중학교 졸업 이후 전북 남원에 있는 경마축산고로 진학했으나 1학년 때 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마 국가대표 출신인 정유라 씨(27) 역시 “내 또래 엘리트 선수들은 아무도 전 씨를 모른다”고 말했다. 정 씨는 10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 씨가) 나랑 동갑이던데, 2014년 랭킹 1위였던 나도 이화여대밖에 못 갔는데 무슨 수로 뉴욕대학교에 갔느냐. 뉴욕대학에 승마과가 있는 줄 알았으면 나도 갈걸”이라며 비꼬았다.
‘재벌 3세 혼외자’ 스토리의 배경으로 지목된 파라다이스그룹은 10월 26일 “전 씨가 전 회장의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악의적인 비방, 인신공격 등을 하는 게시글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2020년 12월 재판부는 전청조 항소심에서 사기죄로 징역 2년 3개월을 선고했다. 이례적으로 원심(징역 2년)보다 늘어난 형량이다. 전 씨는 이 밖에도 비슷한 전과가 10여 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전청조는 다수의 피해자를 기망해 3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편취했다”면서 “피고인은 대부분 피해자의 피해를 변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씨의 사기로 인한 고소·고발과 피해 제보는 늘어나고 있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제보를 받아 10월 25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전 씨를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고발했다. 김 의원이 제출한 고발장에 따르면 전 씨는 제보자 G 씨에게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해 신용도와 금리를 조회하고 대출을 받도록 유도했다. 서울 송파경찰서 역시 10월 26일 고소인 1명으로부터 “전 씨에게 사기 피해를 봤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 씨가 남현희 씨의 친척에게도 사기를 쳤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남 씨의 조카는 “5월 이후 전청조 씨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억대의 돈을 입금했다”고 말했다. 전 씨가 남 씨와 함께 거주했던 ‘시그니엘 서울’에 거주하는 유튜버 ‘로알남’의 폭로도 있다. 그는 동영상을 통해 시그니엘 주민들도 전 씨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았고 일부는 거액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