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애완동물 키우는 단말기로 90년대 선풍적 인기…7월 신제품 ‘다마고치 유니’ 초등학생·Z세대 재유행
다마고치는 가상 애완동물로 달걀 모양의 작은 단말기 안에 살며, 사용자는 다마고치를 애완동물처럼 키우면 된다. 귀여워하는 것 이외에도 밥을 주고 배설물을 치워줘야 한다.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데, 너무 귀여워하면 제멋대로 자란다. 또한, 돌봐주지 않으면 병에 걸리고 더 방치하면 죽고 만다.
진짜 애완동물을 키우는 듯한 친근감으로 먼저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붐이 불었다. 인기는 점점 높아져 품절 대란으로 구하기 어려워지는 등 다마고치 열풍은 일본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져나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996년 발매 이후 1년간 반다이가 다마고치로 벌어들인 매출액은 460억 엔(약 4050억 원)이었다”고 한다. 2년 반 동안 전 세계에 4000만 개 이상이 팔린 것으로 전해진다.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어떤 사람들은 다마고치를 한 시대를 풍미하고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장난감’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마고치는 일본에서 꾸준히 새 버전을 발표해 왔다. 가령 2004년 부활판은 적외선 통신 기능이 추가됐으며, 2008년 버전은 액정화면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었다. 블루투스 탑재 기종도 출시되는 등 시대에 발맞춰 진화해 왔다.
특히 올해 7월 출시한 최신작 ‘다마고치 유니’는 처음으로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모델이다. 가상 세계 ‘다마버스’에 접속하면 전 세계 유저들이 키운 다마고치와 만날 수 있다. 7개 언어를 지원하므로 각국의 언어로 인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마음에 드는 다마고치에 접근할 수 있는 ‘다마고치 파티’나 액세서리류를 통해 자신만의 코디를 선보일 수 있는 ‘다마 패션’ 기능 등이 추가됐다.
신모델을 향한 반응은 뜨겁다. 반다이 측에 따르면 “다마고치 유니는 발매 직후부터 ‘여아 완구 시장’ 매상 톱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닛케이트렌디는 ‘2023년 히트상품 베스트30’ 특집을 마련하며, 18위에 다마고치 유니를 선정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다마고치 시리즈 출하수도 전년 동기대비 약 138%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초등학생들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다. 닛케이트렌디에 의하면 “Z세대들에게 Y2K(2000년대 초 세기말 문화) 열풍이 불면서 해외에서 판매하던 1990년대 버전 다마고치가 역수입돼 유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3년 후면 다마고치는 탄생 3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반다이는 다마고치 브랜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다마고치 관련 아이템이 10종류 이하였지만, 올해는 캡슐토이, 잡화, 의류 등 160종류로 크게 늘어났다. 다마고치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