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지난 18일 tvN 화요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종영했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불러 모은 정은지의 남편이 누군지에 대해 드라마 초반에 해답을 공개한 <응답하라 1997> 최종회는 지금까지의 미스터리한 장면들의 후일담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온전한 결말을 고했다.
결국 성시원(정은지 분)는 윤윤제(서인국 분)과 결혼했으며 그것도 속도위반으로 결혼해 이미 딸을 낳은 터라 2012년 상황은 둘째를 임신한 것이라는 나름의 반전도 보여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안철수와 닮은 꼴 캐릭터로 관심을 모은 윤태웅(송종호 분)의 대통령 당선 여부다. ‘안철수 띄우기’ 드라마 아니냐는 의혹을 살 만큼 벤처 사업가 출신의 인기 대학 교수로 201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태웅은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상당히 닮아 있다. 게다가 최종회에선 태웅의 부인도 등장하는 데 직업은 의사였다. 안철수 원장의 부인 역시 김미경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교수다.
관건은 태웅의 대통령 당선 여부다. <응답하라 1997>은 시원이 출산하는 시점인 2013년 3월도 보여준다. 여기서 비로소 시원의 남편이 윤제임이 드러나는데 그 자리엔 윤제의 형 태웅도 함께 한다. 대통령 당선 여부는 불명확하게 그려진다. 시원의 출산을 돕기 위해 윤제가 분만실에 들어가자 시원의 아버지인 성동일(성동일 분)은 윤제에게 “그나저나 그렇게 바쁘신 분이 여기 계시면 어떡해? 나가서 봉사를 해야지”라고 얘기한다.
‘바쁘신 분’ ‘봉사하는 분’이라는 의미만 놓고 보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짐작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직 대통령이라고 보기에는 경호가 전혀 없고 옷차림도 너무 평범하다. 대통령 취임식은 대게 2월이므로 2013년 3월이면 당선됐다면 대통령 취임 이후다. 현직 대통령이 둘째 조카의 출산 때문에 혈혈단신으로 병원 분만실 앞까지, 그것도 계단을 통해 헐레벌떡 뛰어왔다는 부분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결국 드라마에서 대통령 선거 당선 여부를 직접 표현하진 않았지만 내용상 대통령이 되진 않은 쪽에 가깝게 보인다.
네티즌들 역시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태웅이 당선됐지만 탈권위적인 대통령이기에 홀로 분만실을 찾은 것으로 그려졌다는 해석부터 태웅이 낙선하는 것으로 그려져 결국은 '안철수 띄우기'가 아닌 '안철수 디스' 드라마라는 해석도 있다. 또한 안철수 문재인 단일화까지 감안한 열린 결말이라는 해석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