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V 배우 대거 방한, 관객 1000여 명 찾아…‘압구정 박스녀’ 이벤트 최고 인기, 일부 커뮤선 비판 쏟아져
이번 행사에는 일본 유명 AV 여자 배우 야마기시 아야카, 혼고 아이, 아오이 이부키, 키노시타 히마리와 일본 AV 남자 배우 스기우라 봇키, 겐진, 요시무라 타쿠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국내 섹시 유튜브 가운데 가장 유명한 ‘스푸닝’ 멤버들이 출연했고, 섹시 그룹 ‘플라이위드미’, 2억 뷰 이상을 달성한 섹시 걸그룹 ‘걸크러쉬’가 댄스 공연을 했다.
K-XF 행사는 로비 오픈 시간이 10시, 행사장 입장은 11시부터였지만, 오전 8시부터 관객이 줄 서기 시작했다. 12시 정각에 행사가 시작됐지만, 관객 줄은 오후 2시까지 계속 이어졌다. 사고 방지를 위해 이벤트 장소를 분산시켜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이날 행사는 각종 부스에서 업체 홍보, 작은 이벤트들이 진행됐고, 메인 무대에서는 행사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메인 이벤트는 AV 배우가 중심이었지만, 걸크러쉬 등 공연 무대나 섹시 유튜브 채널인 ‘스푸닝’이 진행한 콩트 등도 큰 관심을 모았다. 메인 무대는 명당을 차지하려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본 내에서도 인기 ‘1티어’인 여배우들이 오전 8시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오후 8시까지 쉴 틈 없이 움직이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여배우들은 계속 비키니를 입고 사인을 하고 무대를 뛰어다니는 타이트한 스케줄을 소화했는데, 결국 컨디션 문제로 중간에 주최 측인 ‘플레이조커’ 후드티로 갈아입었다.
이들 AV 배우들은 각자 자신 있는 부위를 보여달라는 말에 열심히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혼고 아이는 “원래 AV를 스타가 되기 위한 길로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일에 애정도 갖게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든다”고 말했다. 행사를 총괄한 이희태 (사)한국성인콘텐츠협회 대표는 “AV 여배우들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행사가 끝날 때까지 힘든 내색 없이 팬들을 위해 웃으며 팬서비스를 하는 걸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중년 팬은 “성인 페스티벌이 뭔지 궁금해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AV 여배우가 무대에 오르자 “내가 아는 배우”라면서 미소는 숨기지 못했다.
메인 무대에서는 굵직한 행사가 빡빡하게 짜여 있었고, 메인 무대 외에도 부스마다 이벤트는 계속됐다. 이날 부스 참여 기업은 성인용품 전문숍 ‘레드컨테이너’ ‘위자스토어’ 성인 커뮤니티 ‘완벽한 소중이’ ‘하이라운지’ 등이 있었고, 성인 콘텐츠 회사 ‘POV 코리아’ ‘플레이조커’ ‘크레이지 자이언트’ 등도 참여했다.
스푸닝, ‘압구정 박스녀’, 성인배우 이채담, 유튜버 ‘딕헌터’ 등 여러 셀럽이 부스를 홍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닉네임 ‘창개구리’는 “여러 셀럽들을 볼 수 있었던 부스들도 인상적이었다. 부스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성인 화보집이나 성인 기구를 볼 수 있는 흔하지 않는 기회라 생각보다 볼 게 많았다”고 평가했다.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이벤트는 압구정 박스녀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압구정 박스녀 아인은 지난 10월 압구정 일대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박스를 걸친 채 돌아다니며 박스에 난 구멍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 만질 수 있게 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화제가 된 인물이다. 아인은 이날 성인 엑스포에도 등장해 박스 안에 손을 넣을 수 있게 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일본 남자 AV 배우도 한국으로 날아와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생각보다 많은 관객이 남자 배우에게도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행사에 참여한 요시무라 타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 팬은 남자 배우에게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한국 성인 콘텐츠 시장도 발전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더 큰 규모로 하길 원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최고 인기 남자 배우로 알려진 모리바야시 겐진도 행사에 참여해 함께 팬 서비스에 열심이었다. 이날 행사 관계자는 “겐진은 일이 끝나고 한잔하고 싶을 텐데 알코올을 마시지 않고, 환타를 마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참여한 AV 배우를 보면서 생각보다도 더 프로다운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국내 최초로 열린 성인 페스티벌로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일본 AV 팬은 “처음 열리는 페스티벌이라 기대감이 높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인 행사 진행에 만족했다”면서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작은 아쉬움은 있지만, 주최 측에서 관객이 안전하게 즐기면서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높이 사고 싶다. 혹시 글로 보시는 분이 있다면, 다음엔 꼭 참여해서 현장 분위기를 느끼면 좋을 것 같다. 다들 낯설긴 한데 즐기더라”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이날 행사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에서는 “천박하다” “더럽다” “다 모아 놓고 폭탄 터트려야 정신 차린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희태 대표는 “신경 안 쓴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행사 반대 여론 때문인지 법무부, 문체부, 경찰서 등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K-XF 행사 신고 건수가 100건이 넘는다고 했다”면서도 “너무 많은 전화 대응을 하다 보니, 이런 곳에서 전화가 오면 나도 모르게 패턴대로 행동했다. K-XF 행사가 어떤 행사냐고 부처에서 전화가 오면 K-XF 행사에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묻고, 없다고 하면 ‘그럼 끊겠다’하고 전화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모든 테스트가 끝났다’면서 2024년 4월 더 큰 행사로 돌아올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2023년과 같은 장소를 사용할지, 더 큰 장소를 사용할지 아직 정확한 장소는 확정이 안됐다. 다만 행사 규모는 무조건 4배 이상은 커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 말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하루였지만, 2024년 행사는 금토일 3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AV 배우도 10명 섭외할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 성인 콘텐츠 배우도 10명 정도 섭외해 콜라보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4년 행사 테마는 ‘패션쇼’라며 금요일은 비키니 패션, 토요일은 SM 패션, 일요일은 코스프레 패션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플루언서 팬미팅, 각종 이벤트 등 많은 스케줄이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24년 행사는 관객 7000명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