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영업’ 카페 사장 “집단 성행위 절대 없어”…다른 업소 부커만남·관전클럽 이슈 때마다 더욱 음지로
#논란의 카페 사장 해명 들어보니
해당 기사는 경기도 모텔촌에 위치한 M 카페가 낮에는 일반 카페로 영업하다가 밤 10시 이후에는 집단 성행위를 하는 유흥주점으로 이중 영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해당 카페가 어디냐’는 글과 함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해당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윤리적인 비난과 함께 음행매개죄 등 법적인 처벌이 따를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M 카페 측은 인스타그램과 엑스(옛 트위터) 등에 반박문을 올리며 대응했다. M 카페 SNS 계정은 해당 기사를 게시하면서 “나 망하면 먹여 살릴래?”라며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이를 본 누리꾼들과 M 카페 단골로 추정되는 이들은 “몇 년째 M 카페를 다니고 있지만 그런 일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또한 핼러윈이었던 지난 10월 29일 M 카페에서 개최한 파티에 참석한 이들은 엑스에 “성인용 코스프레는 했지만 난교 같은 일은 없었다”고 게시글을 올렸다.
한 제보자는 “M 카페는 쉽게 말하면 1차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 네토라레 성향(자신의 배우자나 애인이 다른 이성과의 성적 관계를 갖는 것을 즐기는 성향)을 가진 이들이나 스윙어(스와핑을 하는 커플이나 부부)들이 대화를 나누며 교감을 하고 주위에 있는 포차나 모텔로 향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요신문은 경기 파주에 위치한 해당 카페를 직접 수소문해 M 카페 사장을 만났다. M 카페 사장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면서 “절대 집단 성행위 클럽을 운영한 적 없다. 핼러윈 당시 114명이 참여한 파티는 비밀스럽거나 성적인 행위가 없었으며 SNS를 통해 공개된 파티”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사가 안돼 10시 이후에 새로운 콘셉트의 술집을 운영하려고 계획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암호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취재팀이 밤 10시 이후까지 M 카페 앞에서 대기해봤지만 입장하는 손님은 없었다.
M 카페 사장은 “카페 콘셉트가 성(性)이다. 그렇다고 카페에서 성적인 행동을 마음대로 하라는 뜻은 아니다. 대놓고 노출 행위를 하는 등의 진상 손님들을 제지하다가 공황장애까지 앓고 있다. 스와핑 술집으로 보도된 뒤 매출이 줄면서 더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토요일 평균 매출 150만 원대를 올리던 M 카페는 논란이 된 뒤 첫 토요일인 12월 9일 약 47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부커만남’의 10단계
앞서의 제보자는 서울 일부 지역과 인천, 천안 등지에 일명 ‘성지’로 불리는 부부·커플 만남 클럽이나 관전 클럽(상대방이 성행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클럽)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곳은 보통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되며 부부와 커플들만 이용할 수 있고, 정확한 주소를 공개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이용자들의 후기 등이 게시되면서 그 실체가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
엑스에는 수많은 부부나 커플 계정이 있다. 단순히 일상을 남기는 용도로 이용하는 계정도 있지만 대다수가 소개글에 자신들의 성향과 허용할 수 있는 부부 및 커플 만남 단계를 표기한다. ‘부커만남(부부·커플 만남)’ 태그 시 자주 등장하는 이미지에 부커만남 단계와 관련된 설명이 등장한다.
이 이미지에 따르면 1~2단계는 대화나 다과, 식사 등을 지칭하며 일명 ‘건오(건전한 오프라인 만남)’를 허용한다. 3단계는 술자리, 4~6단계는 왕게임(여럿 가운데 뽑힌 한 사람이 왕이 되어 나머지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면 그대로 따르는 게임) 등 야한 게임을 진행하거나 서로의 성행위를 관전할 수 있다. 7~10단계는 스와핑 혹은 그에 준하는 행위를 허용한다. 서로의 파트너를 교환하며 최대치로는 각자 데이트를 즐기는 수준까지 이해 가능한 레벨이다.
일요신문은 7~10단계를 허용한다고 밝힌 트위터 계정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떤 계정도 인터뷰에 응하지는 않았다.
#부커만남 성지 가보니
엑스의 유명 부부·커플 계정들은 본인들이 방문한 성지들의 사진들을 보란 듯이 게시한다. 상호명도 함께 태그한다. 앞서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나 네이버밴드를 통해 성지들의 영업 여부와 손님 숫자 등을 공유한다고 한다. 소위 ‘물이 좋은 클럽’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양상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요 부커만남 클럽들을 정리해봤다.
서울 종로구 A 클럽은 최근 가장 떠오르고 있는 업소다. A를 태그하면 이곳에 방문한 여러 커플들의 인증샷이 게시돼 있다. 고정적으로는 주말 예약, 비정기적으로 평일 예약을 받는 이곳은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과 술자리를 할 수 있는 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요신문은 직접 A에 찾아가 봤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엑스 이용자들에 따르면 A 클럽을 관전 클럽으로 여기는 게시글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한 엑스 부부 계정은 “지난 한글날 연휴 멋진 솔남(혼자 온 남성) 분과 룸포차에서 한잔하고 첫 관클(관전클럽) 방문으로 A 클럽에 다녀왔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남성 1명이 A 클럽을 방문할 경우 약 30만 원 이상의 술값을 필수적으로 지불해야 한다.
A 클럽 측은 “소개글에도 적혀 있듯이 가게 내부에서 음란 행위는 불가하다. 2~3개월 전 경찰조사도 받은 상태”라면서 “A는 성적 판타지를 가진 분들이 대화를 나누며 술자리 할 수 있는 주점이다. 주소지도 포털에 다 공개돼 있고 일부 인플루언서들도 가게 홍보에 참여 중이다. (가게에서) 성행위가 일어난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이름을 변경해 재오픈한 서울 강남구 B 클럽 역시 성지로 언급된다. 예약이 많아 평일에도 자주 오픈하는 B 클럽은 A 클럽과 함께 부부·커플 계정들에 자주 태그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의 제보자에 따르면 B 클럽은 매칭바로서 부킹 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B 클럽은 소개글에 트렌스젠더 등의 출입 허용한다면서 매장 내 음란행위는 금지라고 밝혔다. B 클럽 측은 일요신문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인천 연수구 C 클럽은 일반 클럽처럼 음주가무에 특화된 곳이다. 부부·커플들이 음주가무를 즐기며 같이 노는 형식이다. B 클럽처럼 부킹이 가능하며 지역 내에서 꽤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C 클럽 안에서 스와핑이나 집단 성행위를 했다는 또 다른 제보나 SNS 후기는 없었다.
충북 천안의 D 클럽은 스윙어들의 성지로 알려져 있으며 천안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하다는 후문이다. 스윙어 클럽이라고 소개한 D 클럽은 한 방에서 남녀 여럿이 엉켜있는 사진을 대놓고 광고하고 있었다.
스와핑 관련 소문의 진위 여부를 묻는 질문에 D 클럽은 “저희 운영방식은 스와핑과는 거리가 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모여 대화 나누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자발적’이라면 문제없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스와핑이나 집단성교, 관전을 할 수 있는 클럽은 여전히 성행 중이지만 현행법상 손님들을 처벌할 근거는 없다. 일례로 SNS에서 사람들을 모아 집단 성행위를 주선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관전 클럽 E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업주가 지난 6월 1심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반면 손님들은 처벌을 피했는데, 집단 성행위를 자발적으로 했다는 점이 참작됐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진 해당 관전 클럽은 2022년 6월 경찰 단속으로 적발됐다. 당시 현장에는 업주와 종업원 2명을 비롯 남성 14명, 여성 12명 등 26명의 손님이 있었다. 단속된 업소는 1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계정을 통해 손님을 모집했고 10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손님들에게는 피임 용품과 성 기구를 제공하고 음주가무 전용 방과 성관계 전용 방을 제공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2016년 관전 클럽, 2009년 ‘커플 테마 클럽’ 등 지속적으로 업주에 대한 단속과 처벌은 이뤄졌다. 하지만 현행법상 음행매개를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없거나 손님들이 자발적인 집단 성행위를 주장하는 한 단속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를 입수해 계속 수사에 나서지 않는 이상 현행범으로 체포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심지어 업계 분위기도 보수적으로 변했다. 앞서의 제보자에 따르면 “최근 E 클럽 업주가 구속되면서, 다른 업주들이 5~6년 이상의 단골손님들 대상으로만 음란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당시 업소들이 눈치를 보며 흩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