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인기와 엘리트 이미지 강점…‘윤석열 아바타’ 극복 여부가 관건
한동훈 위원장의 강점(Strength)은 대중적 인기와 반듯한 엘리트 이미지다. 달변가의 면모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 위원장은 만 22세에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검사 생활 동안 많은 업적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모습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장관이 된 다음에는 치밀한 논리를 앞세워 민주당 집중공세를 방어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대중적인 인기도 확보하고 있다.
채진원 교수는 “야당의 공격에 대해서 반격을 잘했다. 이처럼 논쟁을 잘한다는 점은 (정치인에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교수는 “(한 위원장) 패션이 화제가 될 정도로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 이러한 (인기를 끄는)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약점(Weakness)은 부족한 정치 경험과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다. 평생을 검사로 살아온 한 위원장은 정치 경력이 전무하다.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만 보였다. 윤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점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김건희 특별법’에 대해 한 위원장이 어떤 말을 해도 이해충돌로 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들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12월 15일 열린 국민의힘 긴급 비상 의원총회에서는 비윤계 김웅 의원이 “대통령 아바타라는 한동훈을 올려 어떻게 총선을 이기겠다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신율 교수는 “정치 경륜에서 정치력이 나온다”며 “(지역구에서) 깃발만 꽂으면 된다고 하는데 정치력이 없으면 유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채진원 교수는 “(한 위원장이) 너무 논쟁을 좋아한다”며 “반론이나 반박은 잘한다. 지지층만 좋아할 수 있다. 확장성이 약하다는 점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한 위원장에게는 기회(Opportunity)가 있다.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면 민주당이 집중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한 위원장 몸값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이 보수 진영 주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또한 정치 경력이 없기 때문에 기성 정치인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서도 자유롭다. 현역 물갈이를 시도하는 등 강도 높은 당 이미지 개선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채진원 교수는 “정치인은 했던 말을 뒤집거나 부정을 저지르는 등 약점이 있다”며 “한 위원장은 공직자로만 살아왔다. 상대적으로 약점이 적다. (정치권으로부터) 조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야당을) 공격하는 데 좋을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은 가장 큰 위협(Threat)이다. 현재 윤 대통령 지지율은 낮고 김건희 특검 찬성 여론은 높다. 대통령 심판론 구도 속에서 총선이 치러지게 되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총선 실패는 한 위원장의 정치력에 대한 회의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율 교수는 “한 위원장이 등판만 한다고 (분위기가) 반전될 수 없다”며 “윤석열 아바타 소리를 들으면 둘 다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밟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그것을 윤 대통령이 허락해 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