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의심 메모 남겨” 매니저가 신고…수색 끝에 와룡공원 주차 차량서 발견돼
![강남 유흥업소발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서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던 배우 이선균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사진=임준선 기자](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3/1227/1703649771809845.jpg)
신고 접수 약 20분 뒤인 오전 10시 30분께 경찰은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다. 당시 차 안에 있던 이선균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현장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선균의 시신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선균은 지난 10월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조사 중인 강남 유흥업소발 마약 사건의 주요 수사 대상자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경찰은 인천항을 통해 유입된 마약의 유통경로를 수사하던 중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받았고, 이 업소의 여성 실장 A 씨(29)가 이선균과 수차례 연락을 한 정황을 발견해 그를 사건 관계자로 판단,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튿날인 10월 20일 이선균은 마약 의혹으로 내사를 받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A 씨와 신원불상의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협박을 받아와 3억 5000만 원 상당을 뜯겼고,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고도 밝혔다. A 씨는 지난 11월 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대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선균은 3차 조사를 마친 뒤 지난 12월 26일 변호인을 통해 유흥업소 실장 A 씨와 자신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통해 주장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사진=박정훈 기자](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3/1227/1703649939342724.jpg)
12월 23일 3차 소환에서 19시간에 달하는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던 이선균은 조사를 마친 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공갈 사건) 피해자로서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이제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조사에서 그는 자신이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수면제로 알았지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26일에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하기도 했다.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A 씨의 진술뿐이라며 억울해 하면서, 누구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거짓말 탐지기 조사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앞으로 추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사실 여부를 다툴 것이란 입장을 보여왔던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수사기관은 물론, 연예계 역시 당황스러움과 허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https://storage2.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3/1227/1703650028376823.jpg)
한편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하고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로 데뷔한 뒤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무대에서 다양하게 활약하다 2007년 MBC 드라마 '하얀거탑'과 '커피프린스 1호점', 2010년 '파스타' 등으로 연달아 히트하면서 스타 배우로 떠올랐다. 이후 2018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거쳐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해외에서까지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유작은 지난 9월 6일 개봉한 영화 '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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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