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이재용 1심 같은 날 선고…이재명 위증교사 판결 시점 촉각…연예계 마약 재판도 초미관심
#총선 앞두고 복잡해진 ‘재판 방정식’
2024년을 제일 중요한 분기점으로 생각할 사람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이재명 대표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언급되고 있지만 사법리스크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도지사, 대선후보를 거치면서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재판리스크’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재판리스크는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현재 최대 주 2~3회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재판리스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는 매주 화요일에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격주 금요일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추가로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기소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부원장이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도 앞두고 있다.
끝이 아니다.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1월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된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재판에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가 당시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는데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증언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 대표 측의 재판 병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2024년 1월 8일을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첫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일각에서는 진행 중인 세 재판 가운데 위증교사 혐의는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기 때문에 1심 선고 결과가 2024년 4월 총선 전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3년 11월 법원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를 보면 유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혐의를 강하게 다투고 있고 2024년 2월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2024년 하반기는 돼야 1심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에서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는 새해를 구치소에서 시작한다. 2023년 12월 27일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송 전 대표의 구속 기간을 2024년 1월 6일까지 연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송 전 대표의 구속기간이 곧 만료되는 만큼 기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20일을 넘길 수 없어 ‘피의자’ 신분인 송 전 대표를 기소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부외 선거자금 6000만 원 수수와 현역의원 살포용 자금 6000만 원을 비롯해 6650만 원의 전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외곽 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억 63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한 혐의도 있다. 구속 뒤 검찰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송 전 대표는 수사팀에 “다시는 부르지 말라”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진행 중인 동료 의원들의 재판 흐름이 송 전 대표에게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이며 정당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해 검찰은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구형한 상태다. 돈봉투 의혹의 발단이 된 녹취록의 주인공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징역 4년 2월이 확정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는 새해에도 재판에 시달리는 신세에 놓여 있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은 2024년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월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우수·김진하·이인수)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과 벌금 1200만 원을 선고하고 600만 원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심과 동일한 구형량이다. 재판부는 2024년 2월 8일 선고를 예정했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정 전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딸 조민 씨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아 복역하던 중 지난 9월 27일 가석방을 받고 풀려난 상태다. 조민 씨의 재판 역시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12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이경선 판사)는 허위작성공문서행사·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2024년 1월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논란의 두 번째 결말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2023년 1월 1심에서는 당선 무효형인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1년 6월을 구형한 가운데 조 교육감은 2024년 1월 18일 선고기일을 기다리고 있다.
조 교육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확정 받은 뒤 퇴직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 등 5명에 대해 2018년 특별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해 인사담당자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교육감은 법정에서 “제가 돈을 받았나. 측근을 이용해 권력을 남용했나. 하나님께라도 호소하고 싶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당에도 재판리스크는 존재한다.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돼 1심에서 뇌물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적이다. 곽 전 의원 재판은 2023년 12월 19일 항소심 첫 공판을 시작으로 2라운드에 돌입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아들 곽병채 씨와 공범 관계로 엮어 뇌물을 받았다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재판 진행 절차도 복잡해졌다.
1심 재판부는 50억 원이라는 퇴직금이 과다한 것은 맞지만 곽 전 의원과 병채 씨가 독립적인 생계를 이루고 있고, 퇴직금이 곽 전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며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2심에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이 곽 전 의원과 연관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참사’ 책임을 둘러싼 공방전도 2024년에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 관계자 4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가 예측 불가능한 행사였으며 주최자가 없었기 때문에 관리 책임 또한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관련해 법원의 판결이 나온 사례도 있다. 이 아무개 해밀톤호텔 대표(76)는 1심에서 8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해밀톤호텔 측이 설치한 담장이 “도로부분을 침범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라고 판단했다. 다만 공권력에 해당하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이태원 참사 책임 공방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선고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에서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공수처로부터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재판도 눈길을 끈다. 손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지내던 2020년 4월 범여권 인사 고발장을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전달하고 형사고발을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 구실을 하는 핵심 참모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손 차장검사가 유죄로 판결될 시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 11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손 차장검사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수처는 손 차장검사에 대해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 국기문란행위”를 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손 차장검사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선고 기일은 2024년 1월 12일이다. 한편 12월 1일에는 손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 선고도 2024년에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이종민‧임정택‧민소영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의 선고 기일을 당초 예정했던 12월 22일에서 2024년 1월 26일로 변경한 바 있다. 양 대법원장의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 유기, 위계 공무 집행방해 등이다.
#회계부정·가정사·주가조작 ‘오너 리스크’ 지속
경제인에 관한 재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표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지귀연·박정길)는 2024년 1월 26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에 대한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같은 날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된다.
검찰은 이 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되는 과정에서 합병 비율 왜곡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장부 조작이 있었다고 보고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한 상태다. 이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는 결심공판에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것은 맹세코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친 김영식 씨, 두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 씨와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을 둘러싼 상속 분쟁에 휘말린 상태다. 이 분쟁은 2023년 2월 김 씨 등 세 모녀가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구 회장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 별세한 구본무 전 회장은 (주)LG 주식 11.28%를 비롯해 약 2조 원 규모의 재산을 남겼다. 이 가운데 지분 8.76%는 구 회장이 물려받았고, 세 모녀는 나머지 주식과 재산 등을 합쳐 5000억 원 규모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하지만 2021년 구연경 대표가 채무가 많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을 거부당하자 상속 합의 내용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세 모녀가 모르는 사이 거액의 상속세가 이들 계좌로부터 납부된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세 모녀 측은 (주)LG 주식을 포함한 상속 재산을 법정비율에 따라 재분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이해와 동의 없이 협의가 이뤄졌고, 구 회장에게 유리하게 재산이 분할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LG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속이 이뤄졌으며, 세 모녀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2024년에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1월 9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2차전에 돌입했다. 2022년 12월 초 1심 결과가 나온 지 11개월여 만이다. 2심 재판부는 2024년 1월 11일을 첫 변론기일로 지정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 첫 재판에 출석하는 등 소송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가사 소송에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는 일은 드물다. 당시 노 관장은 “30여 년간의 결혼 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돼 참담하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최 회장 측은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고, 십수 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위자료 및 재산분할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당분간 잡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와 자녀가 출자한 회사에 이득을 주기 위해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고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 전 회장은 빗썸 실소유주로 불리는 강종현 씨 남매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가 보유한 전환사채(CB) 콜옵션을 원 전 회장 자녀 출자 회사에 무상 부여해 회사에 약 587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원 전 회장은 441억 원의 인수 대금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7월 17일 시작된 원 전 회장에 대한 재판은 해를 넘긴 2024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현재 초록뱀그룹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 원 전 회장은 구속 6개월 만인 12월 18일 보석을 신청해 풀려났다.
#마약 의혹에 앓는 연예계
연예인 마약 수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24년에는 마약 투약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예고돼 있다. 연예인 마약게이트는 2023년 연예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두 가운데 하나다. 한편 배우 이선균(48)이 경찰 수사를 받다가 숨지면서 향후 연예인 마약 수사·재판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아인은 2020년 9월∼2022년 3월 서울 일대 병원에서 181차례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프로포폴 등 약물을 처방받는 과정에서 누나와 아버지 등 가족 명의를 도용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유아인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두 차례 구속 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유아인은 마약 논란 직전 ‘승부’ 등 기대작을 통해 대중 앞에 설 예정이었으나 포토라인 앞에 서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2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 박정제 지귀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의 첫 공판을 열었다. 유아인은 이날 재판에 출석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법정에서는 대마 흡연 혐의만 인정했다. 그는 초호화 전관 변호인단을 꾸려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2024년 나머지 마약 혐의를 두고 치열한 법정다툼이 예고된다.
아이돌그룹 위너 출신 남태현(29) 역시 마약으로 재판장에 섰다. 남태현은 방송인 서은우 씨(개명 전 서민재)와 함께 2022년 8월 서울 용산구 서 씨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같은 해 12월 해외에서 혼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남태현과 서은우 씨에게 각각 징역 2년과 1년 6월을 구형한 상태다. 재판부는 2024년 1월 18일 두 남녀의 마약 혐의에 대해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살인범들 엄벌 처해질까
2023년 하반기에는 치안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묻지마 칼부림과 무차별 살인 등이 잇달아 발생했다. 2024년에는 연쇄적인 무차별 범죄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피고인 조선(33)의 1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어 등산로 살인사건과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등 피해자들을 사망케 한 범죄자들이 준엄한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법 감정과 양형 기준에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은 2023년 7월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12월 13일 열린 조선의 살인 등 혐의 공판에서 “다음 기일(1월 10일) 피고인을 신문하고 검사 구형과 최후변론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판결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양형기준에 따라 조선에 대한 사형 선고도 가능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최근 법원이 사형 선고 자체를 잘 하지 않는 추세라며 조선에게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법원이 사형선고를 내리는 경우는 1년에 한 번도 되지 않으며 대부분 상급심에서 감형된 바 있다. 2017년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대표적이다. 1심 재판부는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2023년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윤종(30)에 대한 판결도 2024년에 나온다. 12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 심리로 열린 최윤종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 공판에서 검찰은 최윤종에게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인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최윤종의 1심 선고기일은 2024년 1월 22일로 정해졌다. 역시 실제로 사형이 선고될지는 미지수다.
일명 ‘압구정 롤스로이스남’으로 불리며 약물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신 아무개 씨(27)의 운명은 1월 24일 결정된다. 검찰은 12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신 아무개 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허망하게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징역 20년에 처해달라”고 주장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