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전은요?” 선거 판세 바꿔…송영길 테러범은 수감 중 극단적 선택
지 씨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처음에는 자신이 민주화 투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선변호인 접견에서 ‘박근혜가 독재자의 딸이고 자신이 5공화국 때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기 때문에 범행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구속적부심에서 말을 바꿨다. 그는 “감호소에서의 억울함을 여러 기관에 호소해도 받아주지 않아 강력한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처음엔 오세훈 후보를 노렸다” “박 대표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범행 당시 지 씨는 전과 8범으로 1991년 폭력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14년 4개월 복역한 뒤 2005년 8월 가출소했다. 이후 2006년 2월까지 인천 한국갱생보호소에서 있었고 그 다음에는 찜질방과 목욕탕을 전전하며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호감호소 제도를 만든 한나라당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5년 12월에는 연설 중이던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 멱살을 잡기도 했다. 지 씨는 경찰에 “장기간 형무소 생활 등에 대한 억울함을 풀기 위해 큰 사건을 저지르기로 결심하고, 연설 중인 한나라당 의원의 멱살을 잡았으나 별다른 처벌 없이 경찰에서 풀려나 더 큰 사건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제4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이 피습사건은 선거 판세를 바꿨다고 평가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입원 도중 여론조사를 보고받으며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이 전해지면서 한나라당에 불리했던 판세는 바뀌기 시작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이 말은 참모진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3월 7일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테러를 당했다. 표 아무개 씨(당시 69세)는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원유세를 하던 송 전 대표 머리를 둔기로 3회 이상 가격했다. 송 전 대표는 병원으로 이송돼 가격 부위를 5바늘 꿰매는 수술을 받고 다음 날 퇴원했다.
표 씨는 테러 직후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한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표 씨도 현장에서 체포됐다. 구독한 유튜브 채널 목록과 과거 발언을 보면 표 씨는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표 씨는 2022년 4월 24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