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서 약물·알코올 나온 적 없어” 즉각 반박…머스크 변호사 “트롤 같은 행동은 원래 독특한 성격 탓”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즉흥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간혹 이렇게 생각하곤 했다. 기업의 총수라고 하기에는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극단적인 모습이 어째 불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의심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테슬라의 경영진과 이사진이 머스크의 마약 복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한 차례 파장이 일었다. 요컨대 머스크가 파티에서 LSD, 코카인, 엑스터시, 환각버섯, 케타민을 종종 복용해왔다는 것이다. WSJ는 또한 이를 직접 목격했다는 사람의 증언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몇몇 지인들의 증언을 통해 머스크가 지금도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특히 케타민을 주로 복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머스크의 마약 복용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WSJ는 머스크가 우울증 치료를 목적으로 케타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어쩌면 단순히 유흥 목적일 수 있다고도 했다. 머스크가 이런 의심을 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실제 마리화나를 피우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2018년 9월, 코미디언 조 로건의 팟캐스트 쇼에 출연해서는 함께 마리화나를 한 모금 피우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 행동으로 머스크는 연방정부로부터 약물검사를 받아야 했다.
또한 WSJ는 테슬라의 전 이사인 린다 존슨 라이스가 과거 이사회 재임을 거부하고 떠난 배경에도 머스크의 마약 소비와 변덕스러운 행동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내부 소식에 정통한 사람들은 라이스가 이사회에 머스크의 LSD, 코카인, 환각성 버섯 사용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고 전했다.
WSJ는 만일 머스크가 불법 약물을 복용하는 게 사실이라면 스페이스X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계약과 수만 개의 일자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머스크가 2017년 말, 스페이스X 행사에 한 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해서는 수백 명의 직원과 임원들 앞에서 15분 동안 어눌한 말투로 횡설수설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의 ‘빅 팰컨 로켓(BFR)’ 시제품을 가리켜 ‘빅 Fxxx-ing 로켓’이라고 부르면서 행사 참석자들을 민망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골적인 WSJ 보도에 대해 머스크는 즉각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다. X(옛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는 “로건과 한 번 마리화나를 피운 이후 지난 3년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요청에 따라 무작위로 약물검사를 실시해왔다. 지금까지 아주 적은 양이라도 약물이나 알코올이 나온 적이 없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WSJ를 가리켜 “앵무새 새장의 새똥받이 종이로도 아깝다”라고 비난했다.
또한 머스크 측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정기적으로 또는 불시에 약물검사를 받고 있다.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반박하면서 머스크가 X의 새 주인으로서 트롤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결코 마약 때문이 아니라 그저 독특한 성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