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주택 경기 악화에 실제 분양은 ‘절반’에 그칠 전망”
9일 부동산R114가 발표한 '2024 분양 중 정비사업 물량' 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는 총 14만 7185가구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다 물량으로 집계됐다.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 2만 7221가구와 비교하면 5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하지만 계속된 분양 지연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고, 올해 주택 시장 여건도 침체돼 있어 실제 분양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부동산R114는 내다봤다.
올해 유난히 정비사업 분양 물량이 많은 원인은 낮은 미분양 리스크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보통 정비사업으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이 덜하다"면서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2022년에도 평균 청약 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하는 등 그 외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분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PF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진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뒤 분양을 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통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상대적으로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분양 실적이 저조한 편으로, 연내 예정 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정비사업 아파트 청약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은 원하는 사업지의 분양 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울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권 단지들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대비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주변 급매물과 가격 비교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