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T·KIA·두산·SSG 5강 들 수 있는 팀…한화 경기 푸는 능력 못 갖추면 류현진 복귀해도 어려워
올 시즌도 LG는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다. 그러나 통합 우승에 핵심 역할을 했던 투수들 공백이 눈에 띈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이정용(상무), 함덕주(수술) 등 마운드의 주축 선수들이 빠졌음에도 LG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유는 탄탄한 자원들 때문이다.
최근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LG를 5강 후보로 꼽으면서도 3명의 투수들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LG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월 19일 현재, 10개 팀들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새로운 시즌을 위해 선수단 구성을 매듭짓고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로 향하는 팀들 중 과연 올 시즌 5강에 오를 팀들은 어디가 될까.
촌철살인의 해설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순철 위원을 통해 각 팀들의 전력 보강 상태를 짚어 보고, 올 시즌 성적을 예상했다. 이순철 위원의 설명을 정리해 그대로 옮긴다.
#LG 트윈스, 우승? 장담하기 어렵다!
LG는 공격력 면에선 지난 시즌과 별다른 변화가 없다. 여전히 공격력이 강한 팀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에 비해 마운드에서의 큰 공백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으로 팀을 떠났고, 지난해 선발로 변신했던 이정용은 상무에 입대했다. FA 계약으로 LG에 잔류한 함덕주는 최근 왼 팔꿈치 미세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홀드왕 출신의 정우영은 지난해 11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현재 재활 중이다.
더욱이 2명의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3, 4, 5선발이 불안하다. 김윤식이 3선발을 맡아줘야 하는데 긴 이닝을 소화하는데 부담을 느낀다. 결국 공격력으로 부족한 마운드를 뒷받침해야 한다. 하지만 공격력이란 게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기복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들로 올 시즌 LG의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단 중위권에서 언제든지 상위권을 위협하는 팀은 될 수 있다.
#kt wiz, 소형준 복귀 시점과 박영현의 활약 중요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소형준이 언제 복귀하느냐가 중요하다. 오는 6월 복귀를 목표로 하는데 이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다. ‘포스트 김재윤’으로 불리는 박영현이 마무리를 맡게 되면 그 부담감을 얼마나 잘 극복해서 수행해내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시즌 김재윤이 부진에 빠지면서 박영현이 마무리를 맡게 됐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KT는 공격력이 뒷받침된다. 선발도 탄탄한 팀이다. 거기다 불펜과 마무리가 제 역할을 해낸다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힐 수 있다.
#SSG 랜더스, 불펜에서 승패 좌우
SSG는 감독, 코치들의 변화가 가장 큰 팀이다. 대신 선수들 변화는 거의 없었다. 공격과 수비도 탄탄한 편이다. 여기도 불펜이 문제다. 고효준, 노경은이 지난 시즌 전반기처럼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마무리 서진용이 마운드를 지킨다면 큰 동요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 그러나 불펜이 지난 시즌처럼 중후반에 체력이 떨어지고 맞아 나간다면 똑같은 문제를 반복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서진용이 지난 시즌 세이브왕에 올랐지만 마무리 투수로서의 좀 더 강한 이미지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마무리 투수는 상대한테 강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하고, 동료 선수들한테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서진용은 부족한 점이 있었다. 지금보다는 좀 더 공격적으로 마운드를 이끌어 가길 바란다.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의 공백을 어떻게?
에릭 페디가 없는 NC가 올 시즌 어떻게 마운드를 운영해 나갈지 궁금해진다. 페디가 이룬 20승까진 아니더라도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최소 15승 이상은 해야 승수가 맞아떨어지는데 과연 그 정도의 성적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비록 구창모가 전력에서 빠졌지만 불펜에선 지난 시즌 핵심 불펜 투수로 거듭난 류진욱의 활약이 기대된다. 마무리를 이용찬이 계속 맡게 되면 NC 마운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선발이다. 거기에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이 홈런 15개 이상을 소화한다면 타선의 중단 거리 조화가 이뤄질 것이다.
#두산 베어스, 전력 변화가 거의 없어
두산의 전력을 살펴보면 마이너스된 부분이 없다. FA 홍건희의 계약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모르겠지만 정철원이 얼마나 탄탄한 마무리 투수로 거듭날 지가 중요하다.
두산의 지금 전력은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 정도로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이승엽 감독이 이 전력을 토대로 어떤 그림을 맞춰나갈지가 중요하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선발 투수 중요
KIA는 항상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19일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이미 계약을 마친 외국인 투수 ‘빅리그 통산 94경기’의 윌 크로우가 전년도 NC에서 활약한 에릭 페디 정도의 성적을 올린다면 KIA는 우승권에 가까워진다.
KIA는 빠른 발을 자랑하는 ‘육상부 3인방’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이 출루만 하면 뛴다는 공식이 있다. 상대 팀에선 이 3명의 선수들을 상대하기가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그로 인해 지난 시즌 KT가 KIA한테 어려움을 겪었다. 포수 장성우의 송구가 느린 터라 많은 도루를 허용했다.
특히 올 시즌 투구 볼 판정 자동 시스템과 수비 시프트 제한, 피치클락과 견제구 제한(한 타자당 2회) 등이 실시되는데 KIA로선 ‘육상부 3인방’의 존재가 큰 힘이 될 것이다.
KIA의 또 다른 강점은 불펜에 왼손 투수가 많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LG, KT가 KIA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왼손 투수들의 존재는 KIA 전력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과 롯데의 궁합이 궁금해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원래 수비에 약점을 갖고 있는 팀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봄에 좋은 성적을 올리다 중후반 들어서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자칫 잘못하면 김태형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마실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가 김 감독을 선임한 건 특유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두산에서 수비에 강점을 보였다. 수비 잘하는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을 일궜던 터라 수비에 약점이 있는 롯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몹시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서 김태형 감독은 절벽 위에 서 있는 상황이다. 두산에서 일군 성적과 이미지를 롯데에서도 이어간다면 ‘역시 김태형’이란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동희가 타격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는데 한동희한테 타격보다 더 중요한 게 수비다. 한동희는 이전처럼 수비해선 성장하기 어렵다. 이학주가 2할1푼을 쳐도 유격수로 고정해서 경기에 계속 출전시켜야 한다. 3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2루수가 탄탄해야 투수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야수들을 믿고 공을 던질 수 있다.
롯데 외야는 크게 걱정할 부분이 없다. 내야의 세 포지션만 제대로 수비를 구축한다면 투수진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내야 수비가 해결이 안 되면 롯데는 가을에 야구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불펜 자원들 확보했지만
삼성은 스토브리그 동안 불펜 자원들을 쓸어 모았다. 지난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5.16으로 최하위였고, 38차례 역전패를 당하면서 비시즌 뒷문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로 인해 오승환이 FA를 통해 삼성에 잔류했고, FA 시장에 나온 KT 김재윤과 키움 임창민을 영입했다.
하지만 새로 영입한 불펜 자원들이 매우 뛰어난 실력을 갖춘 건 아니다. 즉 상대가 두려워할 만한 투수들이 아니라는 의미다. 삼성의 선발 투수들이 좋은 전력을 갖췄다면 김재윤, 임창민은 길게 던지지 않아도 경험이나 제구력으로 마운드를 지킬 수 있지만 상대를 압박하는 힘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올 시즌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이승현이 한 단계 올라서야 하고, 뷰캐넌의 공백을 메울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삼성의 운명을 좌우하리라 본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 복귀해도 이걸 갖춰야!
한화는 전체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향상돼야 한다. 그게 안 되면 계속 하위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감독이 조정해서 경기를 이끌어가는 건 한계가 있다. 타석에서, 마운드에서 선수들 스스로 상황에 맞는 경기를 해나가야 한다.
이런 배경의 원인은 젊은 선수들만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FA를 통해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기존 젊은 선수들과 FA 선수들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이건 훈련보다 경기를 통해 터득해야 한다. 그래서 한 번에 리빌딩을 단행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다행히 손혁 단장이 베테랑 선수들인 김강민과 이재원을 영입했다. 그들의 합류가 한화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류현진이 합류해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최근 류현진의 한화 복귀 가능성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 하더라. 김하성, 이정후, 고우석 등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선수가 있다면 류현진처럼 프로야구 분위기를 바꿔줄 만한 대형 선수가 KBO리그에 복귀한다면 굉장한 화제와 관심을 모을 것이다. 만약 류현진이 친정팀으로의 복귀를 계획한다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들어와야 한다. 그게 한화와 KBO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안우진 공백 누가 대체할까
키움은 올 시즌 이정후, 안우진의 공백을 절감할 것이다. 투타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주축 선수들이 빠진 터라 그들의 공백을 대신할 선수가 없다. 아무리 조상우가 복귀해서 좋은 공을 던진다고 해도 선발 안우진을 대체하기 어렵다. 지난해 LG에서 트레이드돼 키움에 합류한 이주형도 좋은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아직 이정후의 공백을 메울 정도는 아니다.
키움은 젊은 선수들이 좋은 성장을 이루는 팀이다.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는 건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그들의 공백을 대신할 정도로 다른 선수들의 성장이 빠른 게 아니라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4시즌 10개 팀 전력을 분석한 이순철 해설위원은 올 시즌 5강에 들 수 있는 팀으로 ‘LG KT KIA 두산 SSG’를 꼽았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