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롤스로이스’ 20대 남성, 1심서 징역 20년

“체포 과정서 피해자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 행위”

[일요신문] 향정신성 의약품에 취해 승용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 2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 받았다.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 아무개 씨가 지난해 8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 아무개 씨(29)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물의 영향이 있으니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무시했다가 사고를 내고 체포 과정에서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 행위를 했다”며 “범행 직후에는 증거인멸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또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하지만, 목격자가 여럿 있었음에도 현장을 벗어나는 이유를 고지하지 않고 119 도착 전 임의로 이탈한 점을 보면 이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는 3달 이상 의식불명으로 버티다 사망해 피해자 가족의 상실감을 가늠하기 어려우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요즘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는 마약 투약으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받을 수 있으므로 마땅히 중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8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머리‧배를 크게 다치는 등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뇌사에 빠졌고, 지난해 11월 25일 끝내 숨졌다.

신 씨는 범행 당일 인근 병원에서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거에도 두 차례 마약 사용 전력이 있다. 

김정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