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2025년 아시아 출신 최초 입회 유력…추신수도 2026년 후보로 거론
이치로는 2001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19시즌 통산 타율 0.311, 안타 3089개, 홈런 117개, 780타점, 도루 509개를 기록한 전설적인 외야수다. 2001년 일본인 선수 최초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휩쓸었고, 10차례 올스타로 선정됐다.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치로는 올해 말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에 오를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미국 야구기자회(BBWAA)가 선별하는 투표 대상 후보에 들어야 하지만, 이치로가 그 안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치로가 후보로 선정돼 투표에서 75%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빅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위업을 쌓게 된다. 앞서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2014년)와 타자 마쓰이 히데키(2018년)가 후보에 올랐지만, 나란히 1% 안팎의 지지율에 그쳐 첫 투표에서 곧바로 탈락했다. 노모가 1.1%, 마쓰이가 0.9%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왼손 투수 사바시아도 이치로와 함께 내년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가능성이 크다. 사바시아는 통산 19시즌 동안 251승 161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2007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6차례 올스타로 뽑혔다. 투수가 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건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 로이 할러데이, 마이크 무시나가 마지막이었다. 사바시아가 6년 만에 그 영광에 도전하게 된다. 이치로, 사바시아와 함께 언급된 에르난데스는 15시즌 통산 169승 131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남겼다. 사이영상 1회(2010년 아메리칸리그) 수상과 올스타 6회 선발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인 외야수 추신수는 2026년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를 만한 선수 한 명으로 꼽혔다. 추신수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MLB에서 뛰면서 16시즌 통산 타율 0.275, 홈런 218개, 782타점, 도루 157개를 기록했다. 그해 가장 유력한 입성 후보로는 버스터 포지와 존 레스터가 확실시되지만, 추신수도 '주목할 만한(notable)' 첫 투표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제이 브루스, 브렛 가드너, 카일 시거, 라이언 짐머맨, 조던 짐머맨 등이 추신수와 함께 거론됐다. 물론 추신수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최종 후보에만 이름을 올려도 한국인 선수 최초의 역사를 남기게 된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빅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올린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2016년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되지 못했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