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C 탈퇴 이후 2006년부터 AFC 가입
대표팀은 오는 3일 카타르 알 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지난 2015년 대회 결승 이후 아시안컵에서 다시 만났다.
일부 팬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대진이다. 아시안컵은 아시아 국가들의 대회이지만 오세아니아 대륙의 호주가 대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아함이 들 수 있는 상황, 호주는 어떻게 아시안컵에서 뛰게 됐을까.
당초 호주는 지리적 배경에 맞게 오세아니아와 태평양 섬나라들이 소속된 오세아니아 축구연맹(OFC)에 소속돼 있었다. 이에 OFC 소속 국가들과 월드컵 예선을 치렀고 아시안컵이 아닌 OFC 네이션스컵에 참가해왔다.
이 같은 호주의 소속이 달라진 시점은 2006년이다. 호주는 2006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OFC 탈퇴, 아시아축구연맹(AFC) 가입을 승인받았다. 각 연령별 대표팀부터 여자팀, 남자 A대표에 이르기까지 AFC 소속으로 대회에 나서고 있다.
호주가 소속을 변경한 배경은 월드컵 본선 티켓이다. 2006년 이전까지 호주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세아니아 내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하더라도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남미 국가에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AFC 가입을 희망하게 됐다. '호주 축구 경쟁력을 위해서'라는 명분도 있었다. 뉴질랜드 정도를 제외하면 호주에 적수가 될만한 팀이 OFC에는 없었다. 솔로몬 제도, 타히티, 통가, 피지 등은 전세계 최하위권 전력이다. 호주는 이같은 약소국과의 경기에서 20골 이상을 기록하는 일도 있었다.
AFC도 호주의 가입을 반겼다. 호주를 받아들임으로써 AFC의 월드컵 본선 티켓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국제 무대에서의 세력 확장에 의의를 두기도 했다.
호주가 OFC 소속으로 예선을 통과해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나선 대회는 2006 독일 월드컵이다. 이후부터는 한국, 일본, 이란 등과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자연스레 아시안컵에도 나서고 있다. 2015년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사상 최초로 우승을 거뒀다.
달라진 것은 국가대표팀 뿐만이 아니다. 호주 축구협회가 AFC에 가입하며 프로팀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됐다. 호주 A리그의 상위권 팀들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다. 이번 2023-2024시즌에는 전 시즌 우승팀 멜버른 시티가 대회 본선에 나섰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