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한 러시아 대사 초치…러 외무부 대변인 발언 항의

“러 외교부 대변인 발언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

[일요신문] 정부가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맹비난한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을 강하게 비판하며 주한 러시아 대사도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초치는 외교당국이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외교적 사안을 이유로 자국에 주재하는 상대국 외교관을 불러들이는 행위를 뜻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외교부는 3일 대변인실 입장을 통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의 실명을 언급하며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이 1월 31일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한 발언을 겨냥해 ‘편향적’이라며 “북한을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은폐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게오르고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도 넘은 언급에 엄중 항의했다. 이에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 정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밝혔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김정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