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만 700억 넘었다고…리니지 아이템 계정을 구매하는데 13억 원 써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재판부는 사기, 감정평가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부동산 임대 업체 사장 정 아무개(60) 씨와 그의 아내 김 아무개(54) 씨, 아들(30)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오는 22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가족 및 자신들의 법인 명의를 이용해 수원 일대에서 800세대가량의 주택을 취득하고, 반환할 의사나 능력 없이 임차인 214명으로부터 전세 보증금 225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대출금이 700억 원을 넘는 채무 초과 상태에서 돌려막기 임대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비롯해 법인 카드로 더 비싼 값을 치른 뒤 현금을 돌려받는 ‘카드깡’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 씨는 범죄 수익금 중 13억 원을 게임 ‘리니지’ 계정과 캐릭터,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평가사인 정 씨 아들은 아버지 요청을 받고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 건물을 감정 평가하는 이른바 ‘업(UP) 감정’ 등 작년 3월부터 임대 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범행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 등의 첫 공판 기일에선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의견 진술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