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61억 횡령 혐의 중 20억 인정해 징역 2년…형수 무죄에 분노한 박수홍 측 “강력한 항소 의지”
2월 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의 친형 박진홍 메디아붐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박 대표에게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은 없다고 보고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박 대표의 아내이자 박수홍의 형수인 이 아무개 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이 씨에겐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들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는 과정에서 회사 돈과 박수홍의 개인 자금 등 총 61억 7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박 대표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박 대표가 이 기간 동안 △인건비 허위 계상 19억 원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 7000만 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 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 원 △박수홍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 원 등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약 20억 원 상당만이 횡령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운영하던 연예기획사 라엘과 메디아붐에서 법인카드를 회사 업무와 무관하게 사용하고 허위 직원을 등재해 급여를 지급했다가 다시 돌려받는 등의 방식으로 각각 7억 2000만여 원과 13억 6000만여 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박수홍의 개인 자금 가운데 16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봤다. 10년에 이르는 장기간 동안 횡령을 입증할 만한 증빙자료가 부족하고 사용처도 명확하지 않으며, 박 대표가 박수홍과 부모를 비롯한 가족 전원의 경제활동을 총체적으로 관리한 점이 인정돼 박수홍 개인 계좌의 자금 인출이 금전 관리의 일환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금전 관리가 박수홍의 묵시적인 동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이므로 횡령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요지다.
박 대표의 아내인 이 씨에 대해서는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은 점을 들어 “공범의 증명이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씨는 남편과 함께 회사 공금을 자녀 학비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의혹을 받고, 박수홍이 이를 폭로하자 극우 성향의 연예 유튜버였던 고 김용호에게 거짓 방송을 사주하거나 자신의 지인을 시켜 박수홍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혐의에 대해서는 이번 재판과는 별개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수홍은 즉각 검찰이 항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무죄가 선고된 형수 이 씨가 문제된 법인들의 대표이사였고, 법인 통장을 만들 때도 관여했음에도 재판에서만 ‘가정주부’로서의 무지를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졌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박수홍 측의 입장이다.
박수홍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1심 재판을 통해 친형 박진홍 씨는 명백히 죄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아울러 이는 그동안 박수홍 씨의 피해가 정당했으며 사법부가 직접 이를 인정한 판결이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양형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퉈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검찰 측에 강력한 항소 의지를 전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박수홍 씨는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그동안 박수홍 씨를 둘러싼 숱한 허위사실을 바로잡고 이를 무분별하게 유포한 이들에 대해 계속적인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특히 박수홍 씨의 인생을 파멸시키기 위해 고 김용호에게 허위사실을 제보해 악의적인 거짓방송을 사주하고, 지인을 통해 허위 악성댓글을 유포해 극심한 고통을 주고 천륜까지 끊게 만든 형수(이 씨)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허위사실을 무차별적으로 옮긴 수많은 악플러, 유튜버들과 긴 싸움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 이번 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여전히 봉합되지 않은 박수홍의 가족을 향한 안타까운 목소리도 이어진다. 박수홍의 아버지는 고소 소식이 알려진 뒤 박수홍의 자택에 둔기를 들고 찾아가는가 하면, 검찰 대질 조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가 마주친 박수홍을 폭행하며 “흉기가 있었으면 진짜 XX했다”는 발언까지 해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박수홍과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했던 어머니 지인숙 씨 역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장남의 무죄를 주장하며 박수홍에 대해 “며느리(김다예 씨)에게 가스라이팅당해 가족을 등졌다”고 며느리 김 씨에게 강한 증오심을 공개적으로 보였다.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아버지 박 씨도 장남 박 대표가 법인 공금 등을 횡령한 것이 박수홍의 비자금을 만들어주기 위함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하며 재판과 전혀 상관없는 박수홍의 사생활도 함께 폭로해 더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직까지 박수홍 관련 기사에 달리는 악의적인 댓글들 역시 가족들의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주장은 앞서 형수의 사주를 받고 허위 방송을 제작한 고 김용호의 방송 내용과도 일치하는 데다 객관적인 근거 자료조차 제시되지 않은 것이라 대중들로 하여금 “작은아들로 인해 먹고 산 가족이 큰아들을 살리기 위해 작은아들을 죽이려 한다”는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박수홍 측은 친부모의 이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부모이기에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를 토대로 한 네티즌들의 2차 가해를 두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거짓에 대한 단죄가 이뤄지는 것이야말로 그동안 박수홍 씨를 응원하고 걱정해주신 분들께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다시는 자신과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