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라오스·태국 사기 피해자…100명대 급증 일부는 성매매도 강요받아
2월 28일 외교부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지역인 골든트라이앵글과 캄보디아 등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우리 국민에 불법행위를 강요하는 취업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접수 기준 지난해에만 94명, 올해는 지난달만 38명으로 100명대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해당 지역 취업사기 신고 건수는 55건에 피해자는 140명인데, 2021년과 2022년는 각기 4명에 불과했다가 지난해 94명으로 갑자기 급증했다. 더욱 심각한 건 1월 한 달만 38명이나 피해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외교부와 경찰은 신고한 피해자들이 모두 구출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여성 피해자 16명 중 일부는 성매매도 강요받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취업 사기는 주로 ‘고수익 해외 취업’을 내세워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뤄진다. 한국인들을 항공 티켓, 숙식 보장 등을 미끼로 유인한 뒤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고 협박해 보이스피싱, 투자사기 등 불법 행위를 강요하는 식이다. 도박 게임 프로그램 구축이나 불법 사이트 설립 등에 동원된 사례도 있다.
특히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한국 대사관 영사의 방문뿐 아니라 현지 치안 당국조차 접근이 쉽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국은 당부했다. 라오스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의 경우 중국 카지노 업체가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일반적이지 않은 자치구로 인정받고 있어 라오스 공안과 중국 공안조차 진입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골든트라이앵글 국경검문소 2곳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리기로 했다. 태국과 라오스 접경 치앙센 국경검문소, 태국과 미얀마 접경 매사이 국경검문소다. 정부는 라오스, 미얀마에서 취업 사기를 당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 태국을 거쳐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경보 2.5단계에 해당하며 다음 달 1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외교부가 수차례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경고하고 나서는 건 해당 지역이 우리 대사관의 영상 방문뿐 아니라 현지 치안당국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곳이라서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어 유엔에선 ‘인신매매’라고 규정한 상황이라고 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