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미션’ 음원 인기로 실시간 투표 열세 극복…‘미’ 오유진, 화제 모은 빈예서 등 ‘미성년자 열풍’ 눈길
3월 7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3’ 결승전에서 최종 우승자인 ‘진’의 자리에 오른 정서주의 수상소감이다. ‘선’은 배아현, ‘미’는 오유진에게 돌아갔다. 3라운드, 4라운드, 준결승전 등 3번이나 진의 자리에 오르며 마스터 군단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정서주가 결국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대국민 응원투표와 실시간 문자투표 등을 통해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배아현이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미스터트롯2’ 채점기준으로는 배아현 1등
만약 ‘미스터트롯2’ 당시 기준으로 ‘미스트롯3’ 결승전이 치러졌다면 우승자는 달라졌다.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음원점수가 사실상 승부를 갈랐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2’까지의 결승전은 마스터 총점에 온라인 응원 투표, 실시간 문자 투표를 더해 최종 점수를 계산했다. 그러다 보니 실시간 문자 투표의 비중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그런데 ‘미스트롯3’부터는 음원점수가 추가됐다. 결승전 최종 점수는 마스터 총점 1500점에 대국민 투표점수 1500점(온라인 응원투표 500점·음원점수 300점·실시간 문자투표 700점) 등 총 3000점 만점이다.
‘미스트롯3’ 결승전을 보면 마스터 총점에선 정서주가 1위(1485점), 배아현이 2위(1483점), 미스김이 3위(1482점)를 기록했다. 1~3위의 점수 차이가 3점에 불과했다. 7위를 기록한 김소연도 1445점으로 1위와의 점수 차이는 40점으로 그리 크지 않다. 결승전만큼은 마스터 총점의 변별력이 크지 않다.
온라인 응원 투표에서는 배아현이 1위로 500점을 가져갔고 정서주가 2위(477.58점), 김소연이 3위(465.10점)을 기록했다. 7위 정슬이 219.28을 받아 1위 배아현과 280.72점의 큰 차이가 나지만 1~3위는 34.9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역시 상위권에선 변별력이 크지 않다.
기존에는 가장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준 실시간 문자투표에선 배아현이 1위(700점)를, 오유진이 2위(671.55점), 정서주가 3위(560.60점)를 기록했다. 1~3위 점수 차이가 139.40점으로 꽤 크다. 이처럼 실시간 문자투표는 변별력이 높아 기존에는 결승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따라서 기존 방식대로 ‘미스트롯3’ 결승전이 진행됐다면 실시간 문자투표와 온라인 응원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마스터 총점에선 1위 정서주와 불과 2점 차이 2위였던 배아현에게 우승이 돌아갔을 수 있다.
승패는 음원점수에서 갈렸다. 정서주가 1위로 300점을 받은 데 반해 2위 배아현은 118.29점을 받는 데 그쳤다. 1~2위 차이가 무려 181.71점이나 된다. 이로 인해 마스터 총점과 온라인 응원투표에 음원점수를 더한 중간 합산 점수에서 1위에 오른 정서주가 2262.58점을 받아 2위 배아현(2101.29점)을 161.29점 차이로 앞섰다. 사실상 여기서 우승자가 가려진 셈이다. 결국 최종 합계 점수에서 정서주가 2823.18점을 기록해 2801.29점을 기록한 배아현을 불과 21.89점 차이로 앞서며 진의 자리에 올랐다.
정서주는 준결승전 ‘작곡가 신곡미션’에서 부른 작곡 듀오 알고보니 혼수상태(김지환·김경범)의 곡 ‘바람 바람아’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멜론·지니 음원사이트에서 폭발적인 스트리밍 수를 기록했는데 이 부분이 우승의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이번 결승전에 대해 한 중견 트롯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TV조선 트롯 오디션에선 실시간 문자투표보다 ‘작곡가 신곡미션’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라며 “어느 작곡가에게 곡을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으로 참가자 본인과 잘 어울리는 곡을 받느냐가 핵심이라 일정 부분 운이 따라야 우승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을 남겼다.
#참신한 미성년자 참가자들이 더 주목
‘미스트롯3’의 가장 주된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미성년자 열풍이다. 우승자인 ‘진’의 자리에 오른 정서주는 2024년에 고등학생이 된 15세(2008년생)로 역대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 가운데 최연소다. 3위인 ‘미’의 자리에 오른 오유진 역시 15세(2009년생)로 올해 중학교 3학년이다. 1996년생으로 27세인 배아현이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2위인 ‘선’의 자리에 올랐다. 게다가 안타깝게 준결승전에서 탈락했지만 방송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서있던 빈예서는 더 어린 11세(2012년생)다.
정서주에게 최연소 우승자의 타이틀을 넘긴 이는 최근 종영한 MBN ‘현역가왕’의 우승자 전유진으로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17세(2006년생)다. 이렇게 2024년 연초 방송가에서 자웅을 겨룬 ‘현역가왕’과 ‘미스트롯3’에서 모두 미성년자 우승자가 나왔다. ‘현역가왕’에서 3위에 오른 김다현 역시 14세(2009년생)이다.
트롯 업계에서는 수년 동안 트롯 오디션이 지속된 효과라고 설명한다. 방송사마다 앞다퉈 트롯 오디션을 진행하면서 대다수의 무명 트롯 가수와 지망생들이 대부분 기출연자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참신한 미성년자 참가자들이 더 주목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의 타깃 시청자층이 중장년층이라 미성년 참가자들이 빼어난 실력으로 트롯을 부르면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측면도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미성년 스타는 심야 녹화 등 제약 많아
문제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TV조선과 MBN은 모두 결승전에 오른 참가자들을 향후 수년 동안 각종 자사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출연시킨다. 한 번의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스타들을 최소 1년 동안 활용하고 있는 것. 그런데 미성년 참가자는 활용에 제약이 많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22조와 23조는 청소년의 대중문화예술용역 제공을 규정하고 있다. 15세 미만 청소년을 다룬 22조는 대중문화예술용역 제공이 일주일에 35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심야시간도 금지하고 있다. 다만 다음날이 학교 휴일인 경우 당사자와 친권자 또는 후견인 동의를 받아 자정까지 예외를 허용한다.
15세 이상 청소년을 다룬 제23조는 대중문화예술용역 제공이 일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1일 1시간 일주일에 6시간 연장이 가능해 일주일에 46시간까지 가능하다. 또한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심야에는 대중문화예술용역 제공이 금지되는데 당사자 및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가 있으면 가능하다.
14세인 김다현을 제외한 오유진(15세), 정서주(15세), 전유진(17세)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23조의 적용을 받아 당사자 및 친권자 또는 후견인의 동의가 있으면 심야녹화가 가능하다. 다만 최대 일주일에 46시간까지만 가능하다.
문제는 당사자나 친권자 및 후견인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다. 기존 사례를 보면 프로그램 종영 이후 방송사 내지는 제작진과 해당 프로그램 출신 스타들 사이에 이견이 생겨 불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미성년 트롯 스타나 친권자(내지는 후견인)가 심야녹화를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빈예서가 준결승전에서 탈락했을 당시 빈예서 팬들을 중심으로 이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불과 11세의 어린 나이인 빈예서가 TOP7에 선발돼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22조에 따라 방송사 입장에서 빈예서 활용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어 마스터들이 의도적으로 낮은 점수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그렇지만 정동원, 김다현 등 15세 미만의 로틴 스타들이 이미 결승에 진출해 왕성히 활동을 벌여온 터라 이런 의혹이 큰 힘을 받지는 못했다.
이런 측면에서 오히려 2위 배아현과 4위 미스김 등 성인 참가자들이 더 왕성하게 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별다른 제약 없이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