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본선행 걸린 U-23 아시안컵 도전…2년 전 같은 대회 대실패 만회할지 주목
#철저한 실패 경험한 황선홍 감독
황선홍 감독으로서는 두 번째 경험하는 대회다. 2022년 열린 같은 대회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맞이한 8강에서 일본에 0-3 참패를 당했다. U-23 아시안컵 대회가 탄생한 2014년 이래 대한민국 대표팀의 역대 최저 성적이었다. 이전까지 최소 4강에 진출해왔다.
황선홍 감독을 향한 비난이 강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던 이강인(당시 마요르카), 정상빈(당시 그라스호퍼) 등이 합류했음에도 일본을 상대로 완패한 탓이다.
단순히 결과가 나빴을 뿐만 아니라 대표팀은 내용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선수 기용, 전술 등을 놓고 황선홍 감독에게 많은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이후 그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나서야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2022년의 조기 탈락은 이번 대회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번 대회 조편성 과정에서 시드 배정이 밀려나 아시아 강팀들을 상대로 만나게 된 것이다. 대표팀은 아시아 주요 대회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기 힘든 일본을 만난다. 일본 외에 아랍에미리트(UAE), 중국과 한 조에 편성됐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가 카타르기에 인접 국가 UAE도 부담스러운 상대다.
#감독 없는 사이 모의고사는 합격점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 나서는 마음가짐은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2022년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이 걸려 있다. 대회 3위까지 올림픽 본선에 직행할 수 있으며 4위는 아프리카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황선홍 감독은 연이어 시험대에 오른다. 앞서 임시로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어려운 산을 넘었다. 2023년 여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 또 다른 과제를 만났다.
A대표팀을 맡아 황선홍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U-23 대표팀은 성공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에 초청돼 우승컵을 들었다. 대표팀은 감독이 공석인 상황에서도 태국, 사우디, 호주를 연파했다.
황선홍 감독은 2년 전 U-23 아시안컵에서 실패 이후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여론 반전에 성공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표팀을 꾸린 후엔 유럽 원정 평가전이었던 프랑스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상대 사령탑은 현역 시절 세계적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티에리 앙리였다.
#일부 해외파 합류 불발은 변수
연령별 대표팀이기에 변수가 있다. 선수 차출에 각 소속팀이 적극 협조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 구단은 자국 대표팀의 요청에 응하지만 해외 구단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올림픽 본선이라면 소속 선수가 병역 혜택이라는 '당근'을 취할 수 있어 차출 허락이 떨어질 수 있으나 이번 대회는 예선에 불과하다.
출정도 전에 대표팀은 악재를 맞았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양현준을 대표팀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앙현준은 지난 서아시아 대회 포함 꾸준히 이 팀과 함께 한 자원이다. 셀틱에서는 최근 후반 교체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또 다른 핵심 공격 자원 배준호(스토크시티)가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는 것이다. 배준호는 잉글랜드 2부리그 스토크 시티에서 주축으로 뛰고 있다. 소속팀이 강등권 싸움 중이기에 대표팀 차출에 우려가 따랐으나 합류가 확정됐다. 김민우(뒤셀도르프), 김지수(브렌트포드), 정상빈(미네소타) 등의 해외파는 정상적으로 합류한다.
황선홍 감독은 내심 추가적인 해외파 소집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활약 중인 선수 일부가 올림픽에 참가 가능한 연령대기 때문이다. 이들의 소속팀은 선수가 군 복무를 마쳤거나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이후기에 차출 요구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구단들은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유용한 자원들을 대표팀에 양보했다. 특히 공격수 안재준, 수비수 황재원, 골키퍼 김정훈 등은 1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던 이들이 합류한다. 이들의 소속팀 부천, 대구, 전북은 이번 올림픽 예선에도 선수들을 보냈다. 황선홍 감독으로선 어깨가 든든하다. 한 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기에 이들과는 더욱 특별한 호흡을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