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할 때마다 ‘더블’로 올려 5연승 뒤 차 한 대 값 받기도…상한선 그은 현재와 대비
이승우가 반발하는 이유는 현재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수들에게 주는 승리수당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 연맹은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승리수당을 K리그1은 최대 100만 원, K리그2는 50만 원으로 제한한 바 있다.
이승우는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를 통해 승리수당을 각 구단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탓에 어려워진 구단 재정 부담을 덜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지금은 상한선 폐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수협은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2024시즌 선수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승리수당 상한제 폐지다.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523명 선수 전원이 폐지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박창현 홍익대 감독은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1992시즌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이 우승할 당시 우승 원동력 중 하나로 승리수당을 꼽았다. 그는 “평소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면 8만 원을 받았는데 홈경기에서는 50만 원을 받았다”며 “홈팬들 앞에서 승리해달라는 구단의 뜻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2시즌 초반,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점차 순위가 상승하자 구단이 적극적으로 수당을 활용했다고 했다. 박창현 감독은 “나중엔 연승을 하면 승리수당을 높여줬다. 2연승 100만 원, 3연승 200만 원으로 올라가는 식이다. 5연승을 해서 최대 800만 원까지 받아봤다. 당시 홍명보가 에스페로, 내가 르망을 타고 다닐 땐데(웃음), 자가용 한 대 값을 받은 것”이라며 “박태준 회장이 적극 지원해주시던 시절이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스포츠계에서 승리수당은 구단이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드는 '당근'으로 활용된다. 구단 사정에 맞는 운용 방법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승우의 주장대로 리그 차원에서 이를 제한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이 잇달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향후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