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일본어로 ‘북녘의 숙소에서’ 완창해 주목…마이진도 ‘날 봐 귀순’ 2절 일본어로 불러
2회 방송에서 이어진 자체탐색전에서 ‘트롯걸즈재팬’에서 선발된 일본 국가대표 톱7(후쿠다 미라이, 스미다 아이코, 아즈마 아키, 나츠코, 우타고코로 리에, 마코토, 카노우 미유) 가운데 남은 마코토와 나츠코의 무대가 이어졌다.
‘올라운더 유망주’ 마코토는 한국에서 5년 동안 아이돌 연습생으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데뷔에 성공했다면 K팝 아이돌 스타로 등극했을 수도 있었지만 아쉽게 데뷔까지 가진 못했다. 그렇지만 트롯 가수로 변신해 ‘트롯걸즈재팬’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그만큼 K팝은 물론 트롯까지 폭넓은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가수다. 마코토는 “트롯 만능테이너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마코토는 자체탐색전에서 야마구치 모모에의 ‘이미테이션 골드’를 불러 677점을 받았다.
마지막 일본대표 나츠코는 ‘언더도그의 신화를 쓴 가수’로 소개됐다. 기존 가수 출신이 아닌 유일한 회사원 출신 참가자다. ‘한일가왕전’ 녹화를 위해 회사에 휴가를 내고 한국을 찾은 현직 회사원으로 일본 IT업계 회사 인사팀에 근무 중이다. 사실 여섯 살 때부터 지역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며 노래에 대한 애정을 이어왔는데 지금도 낮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밤에는 가수로 변신하는 주경야독형 가수다. ‘한일가왕전’ 첫 무대에서 나츠코는 이와사키 히로미의 ‘만화경’을 불러 650점을 받았다.
1회에서 기막힌 무대를 선보이고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던 우타고코로 리에의 점수가 2회 초반에 공개됐는데 무려 683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자체탐색전 MVP가 된 우타고코로 리에는 “대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처음”아라며 “‘한일가왕전’에서 이렇게 높은 점수를 받게 돼 영광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타고코로 리에에 이어 2위는 680점을 기록한 전유진에게 돌아갔다. 3위는 678점을 받은 린이 차지했고 677점을 받은 아즈마 아키와 마코토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탑3는 우타고코로 리에, 전유진, 린이 차지했는데 공동 4위에 오른 아즈마 아키와 마코토도 3위 린과 불과 1점 차이에 불과했다.
672점을 받은 박혜신, 671점을 받은 별사랑이 6, 7위를 기록했다. 670점대를 받은 참가자만 5명이나 되는데 3위 린과 7위 별사랑의 점수 차이가 고작 7점밖에 안 될 만큼 1~2점 차이로 순위가 엇갈렸다.
8위는 후쿠다 미라이(663점), 9위는 김다현과 마이진이 공동(660점)으로 차지했고 11위는 나츠코(650점)에게 돌아갔다. 스미다 아이코(628점), 마리아(568점), 카노우 미유(563점)가 12~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체탐색전을 통해 일본 국가대표의 면면이 소개되면서 이들의 한국 연예계 활동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2회 방송에선 한국 국가대표들의 일본 진출 가능성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 트롯이 있다면 일본에는 엔카가 있다. 일본 역시 엔카가 서서히 잊혀가는 장르가 돼 가는 분위기지만 한국처럼 충분히 엔카 열풍이 재점화될 수 있다. 트롯 오디션 열풍을 타고 한국 트롯이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며 전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게 된 것처럼 ‘트롯걸즈재팬’ 등의 시도를 통해 일본에서도 엔카 열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트롯걸즈재팬’은 일본 현지에서 한국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진 못했다. 그렇지만 일본은 한류 영향권인 터라 한국 트롯 가수들이 엔카 열풍을 주도할 수도 있다. ‘한일가왕전’에 한국대표로 출연 중인 ‘현역가왕’ 톱7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음이 2회 방송을 통해 입증됐다.
2회 방송에서 이어진 다음 라운드 ‘일대일 라이벌전’에서 린은 일본 국민가요 미야코 하루미 ‘북녘의 숙소에서’를 선곡했다. 그것도 일본 가사로 불렀는데 이미 검증된 가창력은 기본, 간드러진 음색으로 엔카 특유의 감성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일본 측 심사위원 시게루가 “지금까지 들어본 ‘북녘의 숙소에서’ 가운데 당신의 노래가 가장 좋았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완벽한 일본어 발음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 측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강남이 “엄청나다. 일본어 발음이 어떻게 저렇게 좋은 거냐”고 감탄했을 정도다. 린은 “(일본어 가사로 노래하는 것이) 처음이다. 받침이 없어서 굉장히 쉬울 것 같지만 부드러운 발음에 감정도 담아야 하고 음절도 끊기면 안 돼서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밝혔다.
마이진 역시 그룹 빅뱅 출신 대성의 세미 트롯 ‘날 봐 귀순’을 불렀는데 1절은 한국어, 2절은 일본어로 불렀다. 단지 ‘한일가왕전’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완벽하게 일본어 가사의 노래를 소화했다. 일본 진출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알 수 있는 무대였다. 가요계에서 ‘북녘의 숙소에서’를 완벽하게 소화한 린이 일본에 진출하면 이성애, 계은숙, 김연자, 장은숙 등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을 정도다.
‘현역가왕’에서 3위를 차지한 김다현은 이미 인터뷰에서 이런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현역가왕’ 종영 인터뷰에서 김다현은 “원래 제 꿈이 글로벌 가수”라며 “이번에 ‘현역가왕’에 도전을 해서 ‘한일가왕전’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본어 공부도 시작했다. 이번 계기를 통해 해외 진출도 하고 또 해외에서 트롯 무대를 많이 선보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