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대결서 등려군 노래 선곡, “똑같다” 호평…‘사실상 결승전’ 마지막 무대 2점 차 박빙 승
전유진의 ‘한일가왕전’ 첫 무대는 자체탐색전이 치러진 1회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전유진은 난이도가 높은 패티김 ‘사랑은 생명의 꽃’을 선곡해 애절한 보이스로 무대를 완성했다. 다이내믹하면서도 섬세한 전유진의 표현력을 통해 감성적인 무대를 만들어내며 초대 현역가왕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700점 만점에 680점을 받으며 중간순위 1위에 오른 전유진은 아쉽게 류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부른 우타고코로 리에(683점)에게 자체탐색전 1위 자리를 내줬다.
두 번째 무대는 1차전 ‘1 대 1 라이벌전’으로 펼쳐진 3회 방송에서 공개됐다. 이번에는 테레사 텅(Teresa Teng)의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를 선곡해 눈길을 끌었다. 등려군이 영문이름 테레사 텅으로 일본에서 1986년 발표한 곡으로 일본에서 전일본 유선방송 대상을 수상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한일전이지 않냐. 일본 국민·연예인 판정단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서 이 곡을 선택했다”고 선곡 이유를 밝힌 전유진은 일본어 가사로 이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날 대결은 ‘현역가왕’ 우승자 전유진과 ‘트롯걸즈재팬’ 우승자 후쿠다 미라이의 격돌로 눈길을 끌었는데, 결국 130점을 받은 전유진이 70점에 그친 후쿠다 미라이를 큰 점수 차로 이겼다.
일본 특별 심사단 츠츠키 코이치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는 일본 오디션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르는데 압도적인 넘버원 노래다. 지금 당장 한 번 더 듣고 싶다”고 극찬했고, 한국 특별 심사단 윤명선은 “나도 등려군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거의 똑같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두 번째 무대는 특별한 의미를 많이 남겼다. 우선 전유진은 ‘현역가왕’ 우승자로서 ‘트롯걸즈재팬’ 우승자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가져왔다. 그것도 일본의 대표적인 대히트곡을 완벽한 일본어 가사로 소화했다. 당장 일본에 진출해도 될 수준이라는 극찬이 이어지며 일본 진출의 초석을 닦았다.
세 번째 무대는 2차전 ‘전반전: 한곡 대결’이 펼쳐진 4회 방송에서 이뤄졌다. 후쿠다 미라이와의 재격돌이 된 이날 무대의 선곡은 197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이츠와 마유미의 자작곡인 ‘연인이여’다. 나훈아, 조용필도 부른 적이 있는 노래로 한국에서는 2002년에 가수 린애가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이별후애’라는 곡으로 유명하다. 전유진과 후쿠다 미라이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이 노래를 불렀는데 최상의 화음으로 완벽한 무대를 완성했다.
한국 특별 심사단 설운도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현대적 감성으로 들렸고, 전유진 씨는 자신만의 색으로 노래를 소화해 돋보였다”고 평했고, 윤명선은 “무대마다 계속 다른 사람이 나와서 도대체 전유진은 누굴까 싶다”면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고 장르가 어려울 수 있는데 색다른 감성으로 완벽 소화했다”고 극찬했다.
그렇지만 중간 점수인 연예인 판정단 점수는 50 대 50, 무승부가 나왔다. 모든 경연이 끝난 뒤 국민 판정단 점수가 더해진 최종 점수에서는 전유진이 113점을 받아 87점에 그친 후쿠다 미라이에게 또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무대는 3차전 ‘1 대 1 현장 지목전’이 펼쳐진 5회에서 공개됐다. 이번에는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를 선곡해 우타고코로 리에와 맞붙었다. 3차전 마지막을 장식한 이 무대는 ‘한일가왕전’ 경연을 정리하는 마지막 무대로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앞선 ‘3차전’ 6번의 격돌에서 한국대표팀과 일본대표팀이 3승씩을 나눠 가져 전유진과 우타고코로 리에 가운데 승자가 나오는 국가가 우승의 영광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전유진이 선보인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무대는 말 그대로 처절했다. 폭풍적인 성량이 돋보인 무대였지만 그 감성은 매우 처절하고 진했고, 그만큼 먹먹한 울림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 MC 신동엽까지 울컥해서 진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일본 특별 심사단 미나미노 요코가 “유리로 둘러싸인 마음이 조각조각 부서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는 평을 들려줬다.
전유진의 마지막 무대는 5회 방송에서 공개됐지만 중간 점수인 연예인 판정단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6회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유입하기 위한 편집이었다. 6회 방송에서 공개된 연예인 판정단 점수는 전유진이 70점으로 우타고코로 리에(30점)를 압도했다. 그렇지만 저력의 우타고코로 리에는 국민 판정단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게 합산된 최종 결과는 101 대 99. 단 2점차 박빙의 승부 끝에 전유진이 승리하면서 3차전 최종 성적은 한국 대표팀의 4 대 3 승리로 마무리됐다. 1차전을 일본 대표팀에 내줬던 한국 대표팀은 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승리하며 제1대 ‘한일가왕전’ 우승컵을 차지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