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 골키퍼 제재금 700만 원 부과에 서울 측 반발…구단 차원 재심 청구 준비
사건은 5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졌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이 맞붙었던 당시 경기는 유난히 뜨거웠다. 인천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퇴장자가 나왔고 수적 우위를 점한 서울은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울 골키퍼 백종범은 골대 뒤 인천 응원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를 도발로 느낀 팬들로부터 다수의 물병이 날아든 것이다.
투척된 물병에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내용물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물병이었다. 음료수 캔이 발견되기도 했다. 실제 일부 선수들은 투척된 이물질에 가격을 당하기도 했다. 그간 K리그에서 소수의 이물질 투척은 이따금씩 있던 일이지만 이처럼 많은 양은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이날 약 100개에 가까운 이물질이 경기장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곧장 리그 내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그라운드에서 발생한 위험 상황에 징계는 불가피해 보였다. 또한 관중들의 욕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백종범은 "후반전 내내 인천팬들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가족 욕도 들었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도 경기장 내 관중들의 언어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짚었다.
이후 인천구단은 상대팀 서울 구단, 축구팬 등에 대해 사과하며 수습 방안도 공개했다. 투척 행위를 한 이들을 대상으로 자진 신고를 받고 있으며 다가오는 홈경기에서 당분간 응원석을 폐쇄한다는 내용이었다.
연맹의 징계도 이어졌다. 이들은 5월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인천 구단에 제재금 2000만 원과 홈경기 응원석 폐쇄 5경기 징계를 부과했다.
징계가 나왔으나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 골키퍼 백종범도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제재금 700만 원이 부과됐다.
징계를 받아들이겠다는 인천과는 달리 서울 측에서는 반발이 나온다. 백종범에 대한 징계가 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구단 차원에서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이다.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서울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연맹 징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전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으나 징계가 없었기에 이번 일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담겼다.
동시에 팬들은 백종범에게 내려진 700만 원 제재금을 대신 내겠다며 모금을 시작했다. 모금은 시작 당일 700만 원을 초과했다. 다만 백종범은 "감사하지만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 팬들은 모인 금액을 백종범의 이름으로 구단 유스 선수들을 위해 전달할 예정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