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 보석 인용 조건인 ‘자정 전 귀가’ 어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재판에서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경고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4월 재판부로부터 보석이 인용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보호관찰소 측은 재판부에 정 전 실장이 보석 조건을 어긴 정황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의 보석인용조건에는 24시 이후 귀가하거나 외박할 경우 사전에 재판장에게 서면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 씨는 지난 4일 재판을 마친 뒤 법원 인근에서 오후 9시 50분까지 저녁 식사를 하고 자택 앞 주점에서 변호인과 재판에 대해 논의하다가 이튿날인 5일 0시 35분쯤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가 긴급한 사유가 있었느냐고 묻자 정 씨의 변호인 측은 “그날 재판이 좀 늦게 끝났고, 서울에서 식사한 뒤 재판 논의를 하느라 자정이 넘은 줄 몰랐다”며 “변호인들과 함께 있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음주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같이 있던 변호인은 당연히 자정 전에 귀가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과태료 등 처분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오랜 재판 진행에 따라 보석 기간도 늘어나면서 경각심이 없어지게 된 것 같다”며 “차후에 위반이 되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겠다. 보석 조건과 관련해 경각심을 좀 가져달라”고 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