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주소 공지하며 “피해자분들 연락 간곡히 기다려”…‘밀양 공개’ 이전 영상도 모두 지워
8일 기준 해당 채널 재생목록에는 영상이 1건도 없는 상태다. 커뮤니티에는 ‘공지글’이란 제목의 글 1건과 ‘밀양사건에 대한 앞으로의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 3건 등 총 4건이 게시돼 있다.
이 채널에는 당시 사건 가해자 여러 명의 이름과 얼굴, 나이, 직장 등 상세 정보를 담은 영상이 최근 잇달아 게시됐다.
2004년 사건 당시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경남지역 현직 여성 경찰의 신상 정보를 담은 영상도 올라왔다.
신상이 공개된 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자 가해자 남성들은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대기 발령 조치됐으며 해당 기업이나 경남지역 경찰, 밀양시 등에는 누리꾼들의 항의 전화와 게시글이 빗발쳤다.
이런 가운데 당시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나락보관소 채널이 피해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영상을 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하며 연속된 영상 업로드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이에 나락보관소는 지난 5일 ‘피해자 가족 측과 메일로 대화를 나눴고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고 공지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7일 보도자료에서 “피해자들은 지난 5일 오후까지 나락보관소에 ‘피해자 가족이 (신상 공개에) 동의했다는 내용을 내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상담소와 상의 후 당일 밤 보도자료를 배부한 뒤 글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5일 오후 이후 해당 유튜버와 소통한 바 없다”면서 “6일에도 나락보관소는 일방적 영상 업로드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상담소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반영하지도 않았던 나락 보관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피해자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그 어떤 제3자에 의한 공론화도 피해자의 안녕과 안전에 앞설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현재 나락보관소는 채널 커뮤니티 내 ‘공지글’에서 “피해자 분들의 연락을 간곡히 기다립니다. 제가 보내도 연락 두절이라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라며 이메일 주소를 함께 게시한 상태다.
경남경찰청에는 가해자 신상을 폭로한 유튜브 영상들과 관련해 당사자들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이 5건 접수됐다.
한편 해당 사건 가해자 신상 정보를 공개한 또 다른 유튜브 채널 ‘전투토끼’는 8일 기준 총 2건의 가해자 공개 영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채널은 영상을 모두 삭제한 ‘나락보관소’를 ‘도망자’로 표현하며 비판하는 영상도 올려 누리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