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퍼링’ 의혹 불거졌던 SM vs 첸백시 갈등 봉합 안돼…“SM이 개인활동 매출 10% 요구”
앞서 이날 오전 INB100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6월 엑소 첸백시는 SM엔터와의 공동입장문을 통해 전속계약 해지 및 공정위 제소 등 법적 대응을 원만히 마무리했다. 당시의 합의에 따라 아티스트 개인 명의 및 엑소 첸백시로서의 활동은 INB100을 설립해 하고있다"며 "하지만 SM엔터는 합의서의 전제가 된 협상 내용은 무시한 상태에서 첸백시 소속사인 INB100에게 '아티스트 개인활동의 매출 10%'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당함을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SM엔터가 2개월 넘게 답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게 INB100 측의 주장이다.
이재학 변호사는 "아티스트는 SM엔터와 12~13년의 계약기간이 진행되던 상황이었고 계약 만료까지 1년이 더 남은 상황이었던 2022년도 하순, 기존 전속계약이 만료하면 5년을 추가 연장한다는 재계약서에 SM엔터가 날인을 요구하면서 사건이 시작된 것"이라며 "백현은 8차례에 걸쳐 계약 조건 수정을 요구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SM엔터 측은 '백현이 네가 계약해야 다른 멤버들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며 압박과 회유로 재계약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시 백현은 군 복무 중이었는데 SM엔터 측이 지정된 기간 동안 활동하지 않으면 계약기간 정지가 무한정 연장될 수 있다고 해 결국 재계약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재계약이 '불이익 제공'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INB100 측의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분명 법적으로 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해 의뢰인(백현)에게 정산 자료를 요구했다. 특히 대중문화예술법 14조에서는 대중문화 기획 및 대가에 대해 회계 장부를 따로 비치해야 한다고 하는데 SM엔터가 제대로 된 회계를 하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며 "SM엔터 측은 다른 아티스트의 정보가 혼재돼 나갈 수 있어서 회계장부를 공개할 수 없다고 했으나 애초에 다른 아티스트와 혼재돼 장부를 작성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합의서 초안에도 5.5%의 유통 수수료 조건 보장을 명시했으나 이성수 대표가 'SM엔터가 유통사가 아니므로 합의서에 넣기에는 어렵다. 합의서에 기록하지 않더라도 구두로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해당 약조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는 거액의 합의금도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포기했다. 다른 아티스트의 처우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신규 조항서에는 매출의 10% 로열티를 SM엔터에 지급한다는 내용이 있다. SM엔터가 자신이 약속한 유통 수수료 5.5%를 지키지 않았음에도 아티스트와 INB100에 대해서는 매출액 10%를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첸백시는 SM엔터와 별개로 각자 독자적인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SM엔터와 관련성이 없는데도 수익의 10%도 아니고 매출의 10%라는 큰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어 "SM엔터에 이 같은 요구가 부당하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SM엔터는 아직 답하지 않고 있다"며 "만일 당시 합의 조건이 실제 수수료 지급 의사 없이 아티스트들이 법적 대응을 중단하도록 하기 위해 제안한 것이라면 사기죄에 해당한다. 더 이상 합의서는 의미가 없으므로 SM엔터의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지하고 합의서 체결 과정에 관한 형사고소, 공정위 고소 검토로 대응하고 정산 자료 제공 요구를 다시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 날 오후 대화에서도 이성수 CAO는 "카카오하고 이번에 딜을 한 게 저희가 5.5%를 받는다. 이 요율을 카카오한테 백현의 신생 회사에 적용해 달라고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첸백시는 2023년 6월 SM엔터와의 신뢰관계 파탄을 주장하며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SM엔터 측은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데 '불순한 제3의 외부세력'인 빅플래닛메이드엔터(차가원 회장, MC몽이 공동 설립한 프로듀싱 기업 '원헌드레드 레이블'의 자회사)가 이들에게 접근해 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른바 '템퍼링(전속계약 만료 전인 연예인이 다른 소속사와 사전 접촉하는 것)' 논란이 불거진 당시 사태에 대해 이날 차가원 회장은 "현 INB100 대표인 백현 씨는 저와 에전부터 알던 사이다. 엑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계약 기간을 1년 남긴 상황에서 재게약을 체결했고 제게 고민을 토로했다. 당시 저는 백현에게 몇몇 조언을 하며 이 일에 개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절대 템퍼링이 아니다. 빅플래닛메이드는 대표와 백현이 아무 관계도 없었다. MC몽이 백현에게 연예계 선배로서 조언을 해줬을 뿐, 템퍼링 의혹은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헀다.
이어 SM엔터에 대한 형사고소 진행에 대해서는 "무조건 형사 고발이 우선이 아니라 SM엔터로부터 답변이 오면 저희가 최우선으로 첸백시의 의견을 듣고 소통해서 결론을 내리게 될 것 같다. 지금부터는 모든 사안이 SM엔터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