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자료 한 번도 공개 안 해 신뢰관계 파탄” vs “아티스트 배후에 ‘외부세력’이 접근해 조종”

이어 "이와 함께 SM엔터는 종례 12~13년이 넘는 장기 계약을 아티스트들과 체결한 뒤 이 같은 기간도 모자라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무려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에 이르는 장기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는 등 극히 부당한 횡포를 거듭 자행해 왔다"며 "아티스트들은 SM엔터가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아티스트에게 이른바 노예계약을 맺기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멤버들에 따르면 이들은 엑소로 활동하는 12~13년 동안 매회 정산되는 정산금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빙 없이 SM엔터 측의 설명만 믿고 받아왔다.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및 계약서 상의 의무에 따라도 매년 2회 정산자료와 정산근거를 공개했어야 하나 단 한 차례도 공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아티스트들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친 내용증명을 통해 5월 31일까지 정산 자료 사본을 제공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료를 제공해오지 않음에 따라 부득이 6월 1일 금일자로 기존 전속계약을 해지함을 SM엔터에 통보했다"며 "아티스트들은 SM엔터를 상대로 정확한 정산 내역을 살펴 보기 위한 정산금 지급 청구 소송을 포함한 모든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정오 공식입장을 낸 빅플래닛메이드엔터는 "보도에 언급된 아티스트들과 만난 적도 없고 그 어떠한 전속 계약에 관한 논의나 의견을 나눈 적이 없다"며 "MC몽(신동현)은 현재 당사의 이사가 아닐 뿐더러 어떤 직위나 직책도, 운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최근 SM엔터로부터 대표이사 명의로 내용증명을 받은 것이 맞으나 타 엔터사의 내부 계약 상황을 관련 없는 본사와 결부시킨 의도가 무엇인지 유감을 표한다"라며 "(SM엔터가) 계속 이와 같이 주장할 시에는 강경하게 법적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SM엔터의 첫 번째 공식입장에서 엑소 멤버들이 지적한 정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던 만큼, '외부세력'으로 지목된 빅플래닛메이드엔터의 반박이 나온 이상 정산 문제를 재조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SM엔터 측은 두 번째 공식입장을 내고 멤버들의 정산 미공개 주장을 반박했다.
SM엔터 측은 "엑소는 당사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티스트이기에 기존 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고 있는 기간에도 2차례나 아티스트의 정산 요율을 인상해온 바 있다"며 "아티스트는 언제든지 정산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 하에 수년간 정산을 해오고 있었으며 그렇게 이뤄진 그간의 정산 과정 중 아무런 이견을 제기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재계약 논의 시점에도 협의 끝에 백현, 시우민, 첸 모두 새 전속계약을 체결했고 그 과정에서도 정산 내용이 문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멤버들의 '장기 계약'에 대해서도 "엑소의 전 멤버인 황즈타오가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의 소에서 대법원에 의해 그 유효성 및 정당성을 인정 받은 계약"이며 "2022년 12월 30일자로 체결한 신규 전속계약의 경우 멤버 측 대형 로펌 변호사와 함께 세부조항까지 합의해 완료한 계약"이라고 일축했다. 총 8차례에 걸쳐 양 측 간 계약 수정안을 주고 받으며 합의를 완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이 최근 새로 법률대리인을 선임한 뒤 갑자기 입장을 바꿔 신규 전속계약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는 게 SM엔터 측의 주장이다.
대형 기획사 중 유일하게 '노예계약'과 '정산 문제' 등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거론돼 온 SM엔터인 만큼 이번 이슈도 대외적인 이미지엔 다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내에서는 이 분쟁이 '제2의 동방신기 사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09년 동방신기의 멤버 김재중, 김준수, 박유천 등 3인이 SM엔터의 전속계약 내용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이른바 노예계약 논란이 불거졌다. 이 분쟁은 3년 4개월 여 간의 법정 공방 끝에 임의조정으로 일단락됐고 멤버들은 JYJ라는 이름으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 사태 역시 백현, 시우민, 첸 모두 계약의 해지만을 요구하고 있어 SM엔터 측과의 원만한 합의 보단 결국 법정으로 향해 판가름을 낼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