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랭킹 2위 김은지에 1지명급 조혜연 품어…스미레의 평택 비롯해 포항·철원도 경쟁력 갖춰
8개 팀 감독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선수선발식에서 추첨으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부광약품은 여자랭킹 3위 김채영 8단을 주장으로 지명했다. 또 2순위 부안 붉은노을은 오유진 9단을 4년 만에 다시 주장으로 맞아들였다. 선수 선발을 완료한 여자바둑리그는 7월 1일 개막식을 개최한 뒤 1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간다.
#여자랭킹 1위 최정 불참 변수
선수선발식에는 전기 우승팀 H2 DREAM 삼척(감독 이다혜)을 비롯해, 서울 부광약품(감독 권효진), 부안 붉은노을(감독 김효정), 보령머드(감독 김미리), 여수세계섬박람회(감독 이현욱), 포항 포스코퓨처엠(감독 이정원)과 올 시즌부터 함께하게 된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감독 김혜림), 평택 브레인시티(감독 안형준) 등 8개 팀 감독과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각 팀은 선수선발식에 앞서 5월 지역연고선수와 보호선수를 사전지명했다. 그 결과 전기대회 준우승 팀 포스코퓨처엠이 김혜민 9단, 김경은 4단, 박태희 3단을 보호지명했고 여수세계섬박람회가 1지명으로 김은지 9단을 보호하고 후보선수 이나경 2단을 지역연고선수로 지명했다.
보호선수를 지명하지 않은 부광약품은 드래프트 순번 1번을 뽑아 랭킹 3위 김채영 8단을 가장 먼저 호명했고, 부안 붉은노을은 오유진 9단을 선택했다. 올해 3월부터 한국으로 건너온 스미레 3단은 신생팀 평택 브레인시티의 주장으로 부름을 받았고, 김민서 3단은 보령머드에서 첫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올해 여자바둑리그는 보호지명이 대부분 풀리게 됨에 따라 대대적인 선수 이동이 이뤄졌다. 전년도 소속팀에서 다시 뛰게 되는 선수는 보호선수와 지역연고선수로 연속 지명된 김은지 9단 등 6명뿐이다. 26명이 새 팀에서 새 시즌을 맞는다.
불참하는 기사도 있다.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이번 시즌 여자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해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최정은 “최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라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불참 사유를 밝혔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최정 9단이 2024 여자바둑리그의 참가 신청 마감일인 5월 26일까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참가 설득을 해봤지만 본인이 너무 힘들어했다. 대국 수를 줄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민진 8단, 김윤영 4단, 이영주 4단 등도 개인사정으로 인해 출전하지 않는다.
#김은지의 여수 ‘1강’ 꼽혀
선수선발식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절대1강’으로 꼽는 분위기다. 최정이 빠진 가운데 여자랭킹 2위 김은지가 주장 자리를 지키고 있고, ‘웬만한 1지명보다 낫다’는 조혜연 9단을 뽑은 것이 컸다.
여수세계섬박람회 이현욱 감독은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우리 팀 전력이 좋다는 평가는 굳이 부정하지 않겠다. 2지명으로 조혜연 9단을 뽑은 것은 정말 의외였고 행운이었다. 조 9단이 종교 문제로 일요일 출전이 불가능한 탓에 우리 차례까지 온 것이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3지명 김수진과 후보선수 이나경이 충분히 뒤를 받쳐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 팀을 3팀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지난해 준우승팀 포항과 스미레의 평택, 조승아·오정아·김상인이 팀을 이룬 철원을 꼽았다. 그는 “특히 평택이 요주의 팀이 될 것 같다. 스미레·김주아·고미소가 모두 어린 선수들이고 중국의 신예 유망주 리샤오시가 가세했기 때문에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허서현·정유진·김은선에 용병 리허가 가세한 삼척도 만만치 않다는 전문가들의 평이 많다. 이번 시즌 용병은 리허와 리샤오시 둘뿐인데 이들이 과연 얼마나 출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편 평택의 안형준 감독은 “스미레가 워낙 스타성을 갖춘 선수라 드래프트 1번을 뽑게 되더라도 지명할 생각이었다. 김주아와 고미소 선수도 평소 눈여겨보았던 터라 굉장히 만족스럽다”면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객관적으로 여수의 전력이 강하지만 우리 팀 포함, 모든 팀들이 나름 장점을 갖고 있어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규리그는 8개 팀이 3판 다승제 14라운드 더블리그(총 56경기, 168대국)로 순위를 가리고, 상위 4개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릴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결정한다.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상금은 3500만 원이며, 상금과 별도로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가 주어진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 방식으로 장고 대국은 각자 40분에 추가시간 20초, 속기는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20초가 주어진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