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녀팀 ‘최정+김은지’ 뒷심 강해져 우세…“신사팀 초반 주도권 잡는다면 대등” 관측도
#신사팀 12 vs 숙녀팀 12, 연승전 맞대결
올해도 40세 이상(1984년 이전 출생)의 신사팀과 나이 제한이 없는 숙녀팀이 농심신라면배와 같은 연승전으로 승부를 겨룬다. 각 팀은 시드를 받은 4명과 선발전을 통과한 8명 등 총 12명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5월 21일 시작된 예선에는 신사팀에 61명, 숙녀팀에 52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 결과 신사팀은 최규병·이창호·박승철·웨량·최원용·이정우·양건·주형욱 등 8명이 예선 관문을 뚫었고 숙녀팀은 오유진·조승아·이나현·김혜민·스미레·조혜연·김상인·김민서까지 역시 8명이 선발전을 통과했다. 여기에 4월 기준 랭킹시드를 받은 조한승·목진석·최명훈과 최정·김은지·김채영이 가세했으며 마지막 퍼즐인 와일드카드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팀별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신사팀의 경우 첫 출전에 도전한 7명 중 4명이 본선무대를 밟았다. 최원용 9단, 박승철 8단, 주형욱 8단, 웨량 6단이 그들로 선발 인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숙녀팀에서는 특히 입단 1년 차 5명의 신예들이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이 중 2009년생 스미레 3단과 이나현 초단이 대표로 선발돼 기염을 토했다.
#평균연령은 45.5세 vs 24.5세
지난 17번의 대결에서는 숙녀팀이 9번을, 신사팀이 8번을 승리했다. 숙녀팀이 통산 전적에서 살짝 앞서지만 신사팀은 가장 최근에 열린 두 시즌에서 우승컵을 가져갔다.
두 팀의 평균 연령은 신사팀 45.5세, 숙녀팀 24.5세로 지난 시즌보다 내려갔다. 주목할 점은 신사팀이 최연장자인 최규병 9단(61세)을 제외하곤 전부 40대로 채워졌다는 점. 그동안의 단골멤버였던 서봉수 9단, 유창혁 9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이채롭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숙녀팀의 우세로 기우는 듯하다.
익명을 원한 한 바둑관계자는 “신사팀의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숙녀팀의 전력을 웃돈다고 보긴 어렵다”고 단언했다. “지난 2년은 신사팀의 수문장 조한승 9단의 막판 선전으로 신사팀이 팀 승리를 가져갔지만 올해부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 이유로 그는 숙녀팀의 전력이 급격히 강화된 점을 꼽았다. “과거에는 숙녀팀의 강점으로 최정 9단의 존재를 꼽았지만 최근 김은지 9단의 기량이 급격히 올라오면서 숙녀팀의 뒷심이 상당히 강해졌다. 야구로 치면 강력한 마무리 투수가 둘이나 생긴 셈이다. 거기에 김채영, 오유진도 바둑리그 주전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 신사팀이 숙녀팀을 끝까지 공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사팀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자 기사들의 경우 상대가 연승을 하며 기세를 탈 경우 심리적 부담 때문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신사팀 1번 주자 이정우의 7연승을 그 예로 들면서 “이번에도 신사팀이 초반 주도권을 잡는다면 끝까지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처음 합류한 목진석, 최원용, 주형욱, 웨량 등은 기본 내공이 있는 기사들”이라며 이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한편 올해 처음 지지옥션배에 출전한 웨량 6단은 권효진 9단의 부군으로 현재 중국 광둥성에서 ‘악권바둑도장’을 운영 중이다. 권 9단은 “실전경험도 부족하고 공부도 안 해서서인지 기보를 보니 무척 못 뒀다(웃음). 그런데도 선발된 것을 보니 승부감각은 아직 살아있는 모양”이라며 남편의 활약을 기대했다.
제18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총 규모는 2억 4500만 원이며, 우승상금은 1억 2000만 원이다. 3연승 시 2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 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제한피셔방식으로 기본 20분에 추가 20초가 주어진다.
제18기 지지옥션배 선수명단(와일드카드는 미정)
신사팀 : 조한승, 목진석, 최명훈(랭킹시드), 이창호, 이정우, 박승철, 주형욱, 최원용, 양건, 최규병, 웨량
숙녀팀 : 최정, 김은지, 김채영(랭킹시드), 오유진, 조혜연, 조승아, 김혜민, 김민서, 스미레, 김상인, 이나현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