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2300여 명 동원 PB상품 리뷰 작성도…쿠팡 “즉각 항소”
13일 공정위는 쿠팡과 쿠팡 PB상품 전담 납품 자회사인 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00억 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상품 검색순위인 ‘쿠팡랭킹’과 관련해 특정 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를 무시하고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PB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올렸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쿠팡의 상품이 입점업체의 상품보다 더 우수한 상품이라 오인해 쿠팡 상품을 구매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 쿠팡은 2019년 2월부터 현재까지 2297명의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에 긍정적 구매 후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이런 방식으로 최소 7342개의 PB상품에 7만 2614개의 구매 후기를 작성하고 평균 4.8점의 별점을 부여해 PB상품이 검색순위 상위에 노출되기 유리하게 만들었다.
쿠팡은 2021년 6월 공정위의 1차 현장조사 이전까지 임직원이 구매후기를 작성하고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고,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상품 검색 후 몇 단계를 클릭해 들어가야 확인할 수 있는 개별 구매후기 제일 하단에 임직원 작성 사실을 기재해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렵게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임직원 동원 리뷰 작성으로 입점업체와의 공정한 경쟁이 저해됐고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이 방해됐다고 판단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입점업체의 중개상품을 배제하고 자기 상품만 검색순위 상단에 올려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를 제재한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외 사업자 차별 없이 지속 감시하고 법 위반 시 엄중히 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제재에 대해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쿠팡은 입장문에서 “가격이 싸고 배송이 편리해 많은 국민의 합리적 선택을 받은 쿠팡의 로켓배송이 소비자 기망이라는 공정위 결정은 디지털 시대 스마트한 소비자의 선택권은 무시한 시대착오적이고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유례 없이 ‘상품 진열’을 문제 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 잃은 조치에 유감을 표하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