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신인 김범석 타격 뛰어나…‘최강야구’ 출신 황영묵도 급부상
#선두는 김택연
신인왕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이다. 김택연은 시즌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인천고 시절 고평가를 받으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권 지명이 예상됐고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았다. 드래프트 이후 열린 U-18 월드컵에서 5연투로 혹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두산 입단 이후로도 구단 선정 스프링캠프 MVP 선정, MLB 서울시리즈 평가전 출전 등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뚜껑을 연 정규시즌 초반 김택연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월 첫 3경기, 2.1이닝 동안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삼진 3개를 잡았으나 볼넷 5개를 내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4월 초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 마운드에 서야 했다.
약 1주일간 보충 수업을 받은 김택연은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군 복귀 후 구위는 비교 대상으로 오승환이 언급될 만큼 위력을 과시했다. 3월 3경기에서 7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2.61로 낮아졌다.
신인임에도 팀의 마무리 보직까지 맡았다. 5월 말 SSG를 상대로 9회에 등판해 첫 세이브를 기록한 김택연은 6월 들어 짧은 기간 동안 2세이브를 추가했다. 현재까지 기록은 31경기에 나서 2승 0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61이다. 마운드 위에서 경기력뿐 아니라 성적면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신인이다. 소속팀 두산이 지난 시즌과 달리 순항 중인 점도 김택연에겐 긍정적이다.
#1라운드 지명 경쟁자들
김택연과 함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된 동기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부침 속에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1순위 황준서(한화), 3순위 전미르(롯데), 7순위 원상현(KT), 10순위 박지환(SSG) 등이 도드라진 활약을 보이며 신인왕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출발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한화 좌완 황준서다. 1군 첫 등판을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1실점을 기록, 단숨에 선발 투수가 됐다. 류현진 이후 최초 한화의 고졸 투수 데뷔전 승리였다.
하지만 이후 등판이 순조롭지 않았다. 구원 투수 역할을 맡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다 이내 선발로 나서고 있으나 결과가 좋지 않다. 본인이 직접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 체력적 문제를 보이고 있다. 계속 기회를 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미르는 김태형 감독의 시즌 초반 구상에는 주요 자원으로 간주되지 않던 신인이다. 하지만 개막 시리즈부터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전미르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구원 투수로 활약 중이다. 14일 오후 현재까지 정규시즌 34경기(32이닝)에 나섰다. 잦은 등판으로 팬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김택연(31경기 31이닝)보다 많은 수치다.
KT에서 선발로 나서고 있는 원상현은 가장 꾸준히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을 제외하면 모두 선발 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계속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KT는 기존 선발 자원인 고영표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신인 투수가 설 자리가 비교적 좁아졌다. 신인왕 수상 경험이 있는 소형준도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SSG 내야수 박지환은 신인왕 경쟁 대열에서 이탈했다가 극적으로 복귀한 모양새다.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엿보다 4월 중순 콜업돼 가능성을 보였다. 4월 출장 9경기 만에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사구에 맞아 중수골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고 적지 않은 기간 이탈이 예상됐다.
예상보다 빠르게, 약 1개월 만에 복귀한 박지환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복귀 첫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6월 5경기에서 20타수 11안타 타율 0.550을 기록했다. 이 기간 7연타석 안타를 쳐내며 고졸 신인 연타석 안타 신기록을 달성했다.
#중고 신인들 분전
최근 2년간 신인왕은 '중고 신인'의 차지였다. 2022년에는 당시 5년 차였던 정철원(두산), 2023년에는 2년 차 문동주(한화)가 선택을 받았다. 2017년 이정후부터 5년간 이어진 고졸 1년 차 신인왕 수상 흐름이 끊어진 것이다. 이번 시즌에도 역시 만만치 않은 중고 신인이 활약 중이다.
눈길을 끄는 선수는 프로 2년 차 LG 포수 김범석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몸관리 문제로 도마에 올랐으나 리그 개막 이후 1개월도 지나지 않아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합류 직후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4월 12경기 타율 0.361을 기록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춤하고 있으나 김범석은 여전히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하나다.
키움 우완 김인범은 데뷔 6년 차에 신인왕 후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입단 이후 호주 리그에서 성장을 도모했고 2021시즌 1군에서 3경기(5.1이닝 무실점)에 등판한 바 있다. 2022시즌부터는 상무에서 복무했다.
1군에서 시작한 2024시즌, 4월부터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서기 시작했다. 5경기(5.1이닝)에서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고 이내 선발로 전환됐다.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 5회에서야 실점을 내주며 데뷔 이후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19.2이닝)을 세웠다. 이후로도 꾸준히 키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고 있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아 중고 신인은 아니지만 6년 차 김인범보다 한 살 많은 한화 내야수 황영묵도 주목받는다. 데뷔가 늦은 이유는 독립야구단에서 장기간 활약한 탓이다. 고교 졸업반 시절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해 대학에 진학했으나 이내 중퇴하고 독립야구단에서 재도전을 노렸다. 야구 관련 TV 예능 '최강야구'에 참여해 자신을 알렸고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성인 무대에서 장기간 활약한 만큼 적응기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신인왕 후보 성적(6월 13일 현재) 김택연(두산) 31경기 31이닝 평균자책점 2.61 2승 0패 4홀드 3세이브 36삼진 황준서(한화) 13경기 47.1이닝 평균자책점 3.99 2승 5패 46삼진 전미르(롯데) 34경기 32이닝 평균자책점 5.91 1승 5패 5홀드 1세이브 32삼진 원상현(KT) 11경기 43.2이닝 평균자책점 8.04 2승 5패 36삼진 박지환(SSG) 16경기 타율 0.413 46타수 19안타 1홈런 7타점 2도루 김범석(LG) 34경기 타율 0.289 98타수 28안타 5홈런 19타점 김인범(키움) 14경기 49이닝 평균자책점 3.67 2승 4패 19삼진 황영묵(한화) 49경기 타율 0.308 146타수 45안타 1홈런 20타점 |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