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식간 채무변제에도 증여세 부과 가능성 지적돼
앞서 박세리는 지난 6월 18일 아버지 박 씨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 관계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가진 채무를 제가 다 해결했는데 더 이상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 이제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박세리가 언급한 채무에는 그와 부친이 공동소유하고 있는 대전 유성구 소재 토지 2324.8㎡(703평)에 설정된 가압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토지는 두 사람이 2000년 8월 낙찰받아 각각 지분율 50%를 공동소유했으나 이듬해부터 가압류가 설정돼 2014년까지 압류 및 가압류 청구금액이 30억 이상에 이른다.
앞서서도 수차례 아버지의 채무를 변제해 온 박세리는 2016년 7월 아버지의 채무 10억 원을 추가로 갚아주는 대신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기자회견에서도 박세리는 "2016년 경매가 들어와 급한대로 아버지 채무를 변제하고 지분을 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채무를 하나 해결했어도 이후에 다른 하나가 줄줄이 터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변제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채무액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박세리가 변제한 금액이 1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워낙 거액의 빚인 만큼 자녀인 박세리가 이를 대신 갚았다면 그에 따른 증여세도 어마어마하게 부과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세법상 채무를 제3자가 인수 또는 대신 변제하면 이는 채무액 상당액만큼 증여받은 것과 동일하게 판단한다. 원칙대로라면 아버지 박 씨가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다면 자식인 박세리에게 증여세가 발생하게 된다. 만일 추측대로 변제 금액을 100억 원 상당으로 계산한다면 증여세 최고 세율인 50%와 가산세 등을 합해 약 50억 원 상당에 달하는 증여세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김성훈 변호사는 "증여는 무상으로 재산을 양도할 경우 세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그 사람이 부담하고 있는 채무를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 또한 재산적 가치를 무상으로 이전해 주는 것과 같다"며 "부모자식 간에도 공제 구간을 벗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세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부친의 빚을 더 이상 갚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이번 사안이 단순히 부모자식 간의 사적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문제임을 확실히 했다. 그는 "이 사건(부친 고소)에 대해서는 재단 이사회 회의를 거쳐 협의했다.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할 것"이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