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6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미국 금리 인하 등 거쳐야 진정될 전망
지난 5월 중순 1350원대 아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6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며 장중 1400원을 위협할 정도다.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뚜렷하다. 유로화,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 등 주요 통화 약세는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선거를 앞두고 재정지출이 계속 늘어나며 여전히 물가 지표 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예상도 점차 뒤로 밀리고 있다.
달러 강세는 아시아 통화의 약세로 이어진다. 특히 여전히 제로 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엔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재정지출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 약세가 뚜렷하다. 우리나라도 최근 지표상 물가상승세가 둔화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6월 들어 국고채 금리는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으로 엔화 약세가 정점을 지나야 원화 약세도 진정될 것”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1300원대에서 쉽사리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예상했다.
6월 말과 7월 초 열리는 프랑스와 영국의 조기 총선 결과도 간접적으로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프랑스에서는 극우파 승리가 예상되면서 재정악화와 유럽연합 결속 약화가 예상된다. 영국 역시 노동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유력한데, 역시 재정에는 부담요인이다. 재정이 악화되면 통화 약세는 불가피하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약세는 달러 수요 확대, 즉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투자자의 미국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올 들어 미국은 증시 수익률도 채권 이자율도 모두 한국보다 높다. 미국 투자기간 동안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 반대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환차손 위험은 낮아진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