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나 토끼 비롯한 야생 동물 매개체…“사람 사이 전파 없어”
7월 7일 질병관리청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수원시 한 병원에 입원한 20대 남성 A 씨에 대한 병원 자체 야토균 배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6월 24일 집 근처 소곱창 식당에서 소 생간을 먹고 사흘 뒤 복통과 발열 증상을 호소하다가 같은 달 29일 이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A 씨와 일행 1명이 함께 식사했으며, 증상은 A 씨에게서만 나타났다. 진단명은 결장(대장)염이었으나 혈액을 통한 야토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보건당국에 보고됐다. A 씨는 발열 등 증상이 사라져 입원 나흘 만인 7월 2일 퇴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관내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중 야토병 양성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 후속 조처를 하고 있다”며 “야토병은 사람 사이의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환자 체액 등의 접촉을 주의해야 한다. 의심 환자는 현재 퇴원한 상태로 정확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제1급 감염병 대응 지침’에 따르면, 야토병은 감염된 진드기에게 물리거나 토끼를 비롯한 야생 설치류에 흔한 ‘야토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불충분하게 조리된 감염 동물을 섭취하거나 오염된 식수를 섭취했을 때, 또는 야토균에 오염된 먼지를 흡입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야토병은 심각도와 전파력이 높아 에볼라바이러스, 두창, 페스트, 탄저 등과 함께 1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생물무기로도 사용돼 2010년 보건복지부령에 따라 ‘생물테러감염병’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전파 경로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발열, 오한, 두통, 설사, 근육통, 복통, 구토, 관절통, 피로, 발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폐렴, 피부나 구강 궤양, 안구 부종, 인후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장티푸스 또는 폐렴형 야토병일 경우 치명률이 높아진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해 최고 60%의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다만, 조기에 적절히 항생제로 치료 받으면 사망률은 1% 미만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포항시 북구 한 야산에서 죽은 야생 토끼 한 마리를 상처 난 손으로 요리해 먹은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 남성은 입원 치료 후 10여일 만에 완치돼 퇴원했다. 2006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발생 보고는 없었다.
한편 야토병 의심 보고를 받은 질병관리청은 지난 6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혈청 검사를 의뢰했다. 최종 확진 판정엔 최소 5일이 소요돼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검사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A 씨의 경우 음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야토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준수하면 된다. 여기에 추가로 곤충이나 야생 동물과의 접촉을 삼갈 필요가 있다. 사람 간 전파는 없으며, 확진 사례가 나오더라도 국내 상용화된 항생제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