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레의 평택, 강력 우승후보 여수에 2대1 승리…‘최정 불참’ 보령머드는 3지명 이슬주 활약으로 함박웃음
#‘최연소·다국적’ 평택, 여수 꺾어
1라운드 최대 관심은 지난 13일 치러진 여수와 평택의 경기였다. 김은지가 주장을 맡은 여수는 개막을 앞두고 조사한 모든 설문에서 최강팀으로 평가받았다. 일본에서 건너온 스미레가 처음 주장을 맡고 김주아, 고미소, 리샤오시가 뒤를 받친 평택은 평균 연령 18.5세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두 팀의 대결은 개막전부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양 팀 주장 김은지와 스미레의 빅 매치가 성사되지 않은 것은 관전자들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전반적인 예측은 여수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뤘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평택이 여수에 2 대 1로 승리했다. 평택은 2지명 김주아가 상대 1지명 김은지에 패했지만, 주장 스미레가 전체 2지명 중 최강이라는 조혜연을, 그리고 마지막 3지명 대결에서 고미소가 김수진에 승리하며 이번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특히 처음 1지명 중책을 맡은 스미레는 노련한 조혜연을 상대로 완승을 거둬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대국이 끝난 후 스미레는 “김은지 선수와의 대결이 불발된 것은 조금 아쉬웠다. 후반기 대결에서 만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평택 출신으로 여자바둑리그 감독으로 데뷔한 안형준 감독은 “우리는 한국, 일본, 중국 기사들이 골고루 조합을 이룬 다국적 팀이다. 또 최연소 팀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실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최정 빈 자리는 내가…’ 3지명 이슬주 급부상
“육체 및 정신 건강이 좋지 않아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며 여자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한 최정 9단으로 인해 선수단 구성에 큰 차질을 빚은 보령머드는 3지명 이슬주의 활약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보령은 지난 11일 열린 개막전에서 철원을 상대로 3 대 0 완봉승을 거뒀다. 최정의 갑작스런 이탈로 우승은커녕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했던 보령으로선 정말 뜻밖의 반전이었다. 그 중심에는 이슬주가 있었다.
이슬주는 철원의 1지명 조승아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팀 승리에 앞장섰다. 이슬주는 지난해 여자바둑리그에서 3승 8패를 거두는 등 주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포텐을 터트리고 있다. 하루 전 열린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 8강전에서는 최정을 꺾는 등 급상승세를 타며 김미리 보령머드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김미리 감독은 “3지명으로 이슬주 선수를 뽑은 것은 정말 행운”이라면서 “팀 분위기를 잘 추슬러서 포스트시즌 진출 이상의 성적을 노려보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보령은 1지명 김민서가 오정아를, 2지명 김다영은 김상인을 꺾고 팀의 완봉승을 합작했다.
한편, 지난해 우승팀 삼척은 최대 3년인 선수 전원의 보호연한이 만료됨에 따라 기존 김채영, 조혜연, 김은선, 김수진에서 허서현, 정유진, 김은선, 리허로 팀이 재편됐지만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용병 리허를 개막전부터 투입하며 2연패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개막전에서 2지명 정유진을 빼고 3지명 김은선을 출전시키는 승부수를 적중시킨 이다혜 감독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은선 선수가 포항 선수들과 상대성이 좋은 점을 믿고 오더를 냈다”며 “구단에서 용병도 지원해줬으니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새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반면, 지난해 준우승팀 포항 포스코퓨처엠으로서는 뼈아픈 역전패가 됐다. 주장 김혜민의 선취점에도 불구하고 박태희가 리허에게, 전년도 다승왕 김경은이 김은선에 무릎을 꿇으며 아쉬운 개막 라운드가 됐다.
이 밖에 오유진, 박소율, 강다정으로 팀을 이룬 부안도 김채영, 최서비, 이나현의 부광약품을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3판 다승제 14라운드 더블리그(총 56경기, 168대국)로 순위를 가리고, 상위 4개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열릴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 우승 팀을 결정한다.
우승 상금은 55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 원이며,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가 책정돼 있다. 생각시간은 시간누적 방식으로 장고는 각자 40분에 매수 추가 시간 20초를, 속기는 각자 10분에 매수 추가 시간 20초를 준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