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위 “이사진 셀프 연임 무효” vs 전진경 대표 “연임 과정 문제없다”
공대위와 민주노총 카라지회(카라 노조)는 카라 이사회가 사단법인 정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셀프 연임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진경 대표는 연임 과정이 올바르다는 입장이다. 또한 카라 노조가 오래전부터 제기했던 후원금 운영 문제, 활동가 부당징계 논란, 차명계좌 입금 논란 등 여러 사안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카라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사진은 셀프 연임을 한 게 아니다”라며 “카라 정관 제15조 4항에 의거 합법적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모든 임원은 이사회 전원의 동의가 있을 시 2차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대위 참여단체 중 하나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카라 노조 법률지원팀의 해석은 달랐다. 법률지원팀은 “제15조 제목은 ‘임기’다. 통상 ‘n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연임제한 규정을 의미한다”며 “개별 조항 문언에만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정관 제정 취지와 목적, 다른 조항과의 관계를 고려해 조화롭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정적으로 제12조 1항 ‘임원은 이사회에서 추천하여 총회에서 선출한다’는 규정에 따라야 하는데, 올해 2월 28일 정기총회에서 대표와 이사 연임이 결의 사안으로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이 공대위 측 주장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정기총회 당시 대표·이사 연임이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누가 연임이 되고 연임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 자세한 설명이 전혀 없었다”며 “정기총회 이후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고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표가 당장 사퇴할 의사가 없고 강경하게 대응해서 어쩔 수 없이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진경 대표는 7월 24일 일요신문과 만나 “공동대표 등 제안이 나와서 노조에도 후보자를 추천하라고 했으나 추천인을 내지 못했다”며 “변호사들과 함께 정관을 검토했으며, 정관에 있는 글자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며 연임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후원금 집행 문제, 조세포탈행위 방조 등 카라 노조가 제기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책임 있게 고소나 고발을 해줬으면 한다”며 “연임 등 문제가 있다면 임시총회에서 해임안을 안건으로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카라 노조는 2023년 11월 결성 이후 단체 임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카라 노조는 설립 이후 카라 사측과 12차례 교섭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4월 25일 결렬 선언을 했다.
카라는 2023년 12월 6일 활동가 2명에게 정직 3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 사유는 지시 불이행,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업무 태만 등이다. 징계를 받은 활동가들이 노조 간부이기 때문에 ‘표적 징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 활동가로부터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접수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21일 부당노동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기각, 3개월 정직 처분에 대해서는 부당징계라고 판단했다.
전 대표는 조건부 사퇴 등 거취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카라 법인등기부를 통해 이사 3명이 최근 사임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화감독인 임순례 이사와 이 아무개 이사는 7월 15일, 황 아무개 이사는 7월 11일 각각 사임했다. 이 중 이번에 연임했던 임원은 임 이사와 황 이사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